박지성은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종횡무진 필드를 누비며 아드보카트호의 활력소 역할을 100% 해냈다. <연합>
앙골라전 한국대표팀 평가
박지성·이영표 ·이을용 가세효과 만점
1일 앙골라전은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토고를 맞닥뜨려야 할 아드보카트호에게 토고전 기본 전략은 물론 필승해법까지 찾아 볼 좋은 기회였다. 특히 이 경기를 위해 유럽에서 날아온 3명의 해외파는 모두 풍부한 경험과 차원높은 기량으로 국내파들과 환상적인 호흡을 이뤄냈다. 해외파들의 가세로 국내파선수들이 장기전지훈련을 통해 힘들게 쌓아올린 조직력이 다소 흔들릴 지 모른다는 한가닥 우려도 말끔히 해소됐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고무적인 것은 박주영의 플레이가 살아난 것이다. 플레이스타일이 윙포워드보다는 중앙 공격수에 더 적합한 박주영은 왼쪽 윙포워드에서 돌파력과 전광석화 스피드를 갖춘 정경호에게 주전자리를 위협받았으나 이날은 아드보카트 감독의 특별주문대로 활동무대를 중앙쪽으로 많이 옮겨온 뒤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결승골을 뽑는가 하면 예리한 2대1 돌파에 이은 논스탑 슛 피니시까지 보여줘 뭔가를 더 보여줘야 한다는 감독의 요구에 100% 부합했다.
박주영의 ‘부활’은 박지성이라는 걸출한 플레이메이커가 가세한 것에 결정적으로 힘입었다. 박지성은 박주영이 중앙으로 이동시 왼쪽의 빈 공간을 메워주고 종횡무진 필드를 누벼 상대수비를 휘저었는데 이는 박주영의 천재성이 발휘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두 선수가 전반 8분 보여준 감각적인 2대1 패스에 의한 피니시는 골이 안 들어간 것만 빼면 완벽했다. 박지성은 특히 후반 중반부터는 오른쪽 윙포워드로 포지션을 바꿔 멀티플레이어로서 위용을 과시했는데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자신감 넘치는 드리블은 종종 공격루트를 찾는데 애를 먹은 대표팀에게 활력소가 되기에 충분했다.
상대적으로 이동국과 이천수의 플레이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이천수는 활기찬 움직임에도 불구, 사이드라인을 따라 과감히 돌파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대개 수비수를 앞에 놓고 그냥 크로스를 올리거나 이영표의 오버래핑에 많이 의존했다. 이동국은 후반 35분 정경호가 왼쪽에서 치고 들어와 패스를 내준 뒤 리턴패스를 기대하고 빈 공간으로 뛰어들었으나 볼을 내주는 대신 수비수 3명을 등에 진 상황에서 돌아서며 슛을 시도하는 등 중앙에서 패스타이밍을 살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김남일이 이끈 미드필드진은 다시 한 번 타이트한 압박과 쉴새없는 움직임으로 필드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는데 특히 이호 대신 김남일의 파트너로 나선 이을용은 노련함이 돋보였고 공간을 찌르는 예리한 패스로 공격에도 일조를 했다. 다만 위험지역에서 무리한 플레이로 반칙을 범해 프리킥을 내준 것은 옥의 티였다.
김동진에게 왼쪽 윙백자리를 내주고 오른쪽으로 옮긴 이영표는 현란한 드리블과 자신감 넘치는 오버래핑은 물론 정교한 패스웍으로 과연 큰물에서 논 선수가 다르다는 것을 입증했다. 단지 그의 주 포지션이 왼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를 계속 오른쪽에 투입할 지는 앞으로 아드보카트 감독이 고심하지 않을 수 없는 과제중 하나다. 김진규가 일본으로 돌아간 뒤 김영철이 최진철과 호흡을 맞춘 중앙수비수 포지션은 기습적으로 볼이 투입됐을 때 허둥대는 모습을 보인 것이 여전히 불안요소로 남았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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