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감사합니다” 전반 22분 선취골을 뽑아낸 박주영이 무릎을 꿇고 감사기도를 올리고 있다. <연합>
왼발 터닝슛 결승골
‘토고 가상전’서 부활
슬럼프에 빠졌던 ‘축구천재’ 박주영(20)이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한국축구대표팀 아드보카트호는 독일월드컵 본선 첫 상대인 토고의 모형으로 삼았던 앙골라를 격파했다.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22분 박주영이 골 정면에서 수비수를 앞에 놓고 터뜨린 감각적인 왼발 터닝슛으로 결승골을 뽑아 아프리카 복병 앙골라를 1-0으로 제압했다. 장기 해외원정 후반부에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 성급한 팬들과 언론들로부터 자질론 시비에까지 휘말렸던 박주영은 이날 천부적인 골 감각이 살아있음을 입증하는 결승골을 터뜨린 것 외에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환상호흡을 맞추며 활기찬 플레이를 펼쳐 다시 한 번 한국축구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해외파 가운데 박지성은 전반 공격형 미드필더, 후반 중반이후에는 오른쪽 윙포워드로 나서며 ‘멀티플레이어’로 종횡무진 필드를 누볐고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 이영표(토튼햄)도 현란한 드리블 돌파력과 감각적인 패싱으로 공격라인에 또 다른 루트를 제공하는 수준 높은 경기를 펼쳐 본선개막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팬들에게 뿌듯한 기대감을 안겨줬다.
체감온도가 영하로 곤두박질치고 후반에는 눈발까지 뿌리는 차가운 날씨가운데 벌어진 경기에서 딕 아드보카트감독은 박주영-이동국-이천수을 스리톱,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 이을용을 김남일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진시켰다. 포백 수비라인에선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이영표가 원래 포지션인 왼쪽 윙백자리를 김동진에 내주고 조원희 자리인 오른쪽 윙백으로 옮겨갔고 ‘일본파’ 김진규가 빠진 중앙수비수 자리는 김영철이 나서 최진철과 호흡을 맞췄다.
한국은 경기 시작 1분만에 결정적 득점찬스를 잡았으나 이동국, 박주영, 박지성의 연속된 슛이 모두 골키퍼와 수비수에 걸려 골을 만들지는 못했다. 전반 8분에는 박주영이 상대 진영 중앙에서 수비수 사이로 박지성과 예리한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뒤 정면에서 멋진 왼발 논스톱슛을 때렸으나 볼이 골대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났다. 계속 앙골라 문전을 압박하던 한국은 끝내 22분 선취골이자 이날의 결승골을 뽑아냈다. 상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이동국이 잡다가 흘린 볼을 박주영이 왼쪽으로 따라가다가 앞을 가로막은 수비수와 골키퍼의 모멘텀 반대쪽으로 꺾는 감각적인 왼발 터닝슛으로 앙골라 골네트를 흔들었다. 약간 빗맞아 파워가 실리지는 않았지만 번득이는 감각이 묻어있는 슛이었고 최근 윙포워드로서 자질론에 휘말렸던 박주영에겐 마음고생을 한 번에 털어 낸 시원한 축포였다.
이후 한국은 전반 31분과 35분 박지성이 잇달아 오른발슛을 날렸으나 골키퍼에 걸리거나 골문을 외면했고 36분에는 이천수의 코너킥을 최진철이 날카로운 헤딩으로 연결했으나 골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한편 장거리 여행으로 인한 시차적응이 덜 됐고 추운 날씨로 제 컨디션을 찾기 어려웠음에도 불구, 앙골라는 아프리카 복병답게 전반 중반 이후 몇 차례 위협적인 반격을 선보인 뒤 후반 초반 한국 문전을 압박하는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줬으나 한국의 골문을 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후반들어 한국은 지속적으로 우위를 지키며 공세를 유지했으나 전반만큼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고 후반 27분 박주영 대신 정경호, 이천수 대신 김두현을 투입하며 박지성으로 오른쪽 윙포워드로 이동시켜 정경호와 함께 측면공세로 전환했으나 끝내 추가골을 뽑지는 못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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