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잭슨스쿨 세미나…한·중·일 태스크포스 각국 입장 분석
유수진 씨,“한국민의 자존심과 결부된 상징적 문제”
워싱턴대학(UW) 학생들이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를 둘러싼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마찰을 분석하고 미국 정부에 이에 대한 정책방향을 제시해 관심을 끌었다.
한국학 프로그램이 속해있는 잭슨 국제학 대학원은 10일 루즈벨트 커몬스 빌딩에서 국제학 전공학생들이 태스크포스를 구성, 그 동안 연구 조사한‘동아시아의 교과서 논쟁’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회를 개최했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대학(UBC)의 줄리안 디어크스 교수(아시아학) 사회로 열린 이 세미나에서 한국·일본·중국 유학생을 포함한 8명의 프로젝트 팀은 역사교과서 문제를 둘러싼 동아시아 3국의 시각을 분석하고 미국의 대응책을 제시했다.
첫 주제발표에 나선 마사미 고바야시 씨는 한국과 중국 정부가 지난 82년부터 일본문부성에 교과서 내용의 수정을 요구해왔으나 일본은 각 출판사의 재량에 맡긴다는 입장을 고수, 반일감정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바야시 씨는 국민 대다수의 목소리를 교과서에 반영한다는 원칙을 세운 일본정부가 한·중 양국의 요구를 가까운 장래에 수용할 가능성은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를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태스크포스의 일본계 학생들은 일본의 교과서 출판사들이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이는 상황이어서 일본정부가 이웃나라의 입장을 반영하는 교과서를 만들도록 압력을 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중국계인 그레이스 캐롤 씨는 교과서 왜곡문제는 이견에도 불구하고 한·중 양국을 결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하고“중국은 이 문제에 대해 미국의 개입을 원치 않고 있으며 공조하고 있는 한국도 이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계 유수진 씨는 미국의 개입은 어떤 형태이던 일본 또는 한·중 양국의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유 씨는 한국의 보통사람들은 일본 역사 교과서에 정확히 어떤 내용이 왜곡됐는지 알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이는 한·일 갈등의 상징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씨는 한국인들은 올림픽이나 월드컵 개최를 통해 국민의 단합과 자존심을 과시했다며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도 자존심을 지키려는 한국민의 노력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로의 음악이나 영화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은 교과서 왜곡문제도 기성세대보다 덜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유 씨는 분석했다.
테스크포스팀은 현 시점에서 미국은 역효과가 우려되는 직접적인 개입을 자제하는 대신 한·일 공동연구를 지원하는 등 측면적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미국정부는 일본총리의 야스쿠니신사 방문이 한·중 양국을 자극하는 불필요한 행동이므로 이를 자제하도록 일본정부에 권고하는 한편 동아시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태스크포스는 덧붙였다.
지도 교수인 로버트 J. 페카난 교수(국제학)는 장래 외교관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이들 학생이 동아시아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교과서 왜곡 문제를 주제로 10주 동안 연구조사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정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