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60대 후반의 남성인 김모씨는 한달 전부터 소화불량과 함께 상복부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통증은 식사후에 더 심했고 때로는 등쪽으로 통증이 옮겨갔다. 처음에는 단순 소화불량이라고 생각하고 소화제를 복용했으나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다.
일주일 전부터는 피부와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했고 소변 색깔이 갈색으로 변했다. 김씨는 지난 6개월 동안 약 10파운드의 체중 감소가 있었고 식욕 부진과 피로감 등을 느꼈다.
김씨는 과거에 당뇨병을 10년간 앓았지만 약물치료와 식이요법으로 잘 조절되고 있었다.
담배는 당뇨병 진단 후 끊었지만 10년전까지는 하루 1갑 이상을 피우는 골초였고 술은 식사후 반주로 포도주를 한잔 마시는 정도였다.
검진상 혈압, 맥박은 정상이었다. 눈의 흰자위에 심한 황달기가 있었고 명치부위를 누를 때 통증이 있었다. 복부 초음파상 담도가 확장되어 있었고 췌장의 머리부분이 커져 있었다. 복부 CT검사로 이것이 확인되었고 조직 검사로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췌장은 췌장관을 통해서 십이지장으로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외분비와 인슐린 등의 호르몬을 혈관내로 분비하는 내분비의 두 가지 기능을 갖는데 췌장세포의 약 95%는 외분비와 관계되어 있다. 췌장암의 90%는 외분비 세포에 생기는데 췌장관에 생기는 암을 대개 췌장암이라고 한다.
췌장암은 아주 흔한 편은 아니지만 예후가 극히 나쁘기 때문에 미국에서 암으로 인한 사망의 4번째로 흔한 원인이다.
한국에서도 2002년 통계로 볼 때 9번째로 흔한 암이지만 사망률은 5번째로 흔한데 이는 췌장암 환자의 대부분은 사망하기 때문이다. 췌장암은 35세 이전에는 드물지만 35세 이후부터 70세까지 나이에 비례해서 증가한다.
췌장암의 원인은 확실하지 않으나 선천적인 요인과 환경적이 요인이 있다고 생각되고 있는데, 흡연이 가장 확실한 유발인자로 알려져 있고 육류 및 고지방 식사는 췌장암 발생을 증가시키고 반대로 신선한 채소, 과일위주의 식사습관은 췌장암 발생에 대한 예방적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여자보다 남자에서 췌장암이 더 흔하고 인종적으로 볼 때는 백인보다 흑인들이 췌장암 발생이 더 높다. 당뇨병 자체는 췌장암 발생에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진 않지만 당뇨병의 가족력이 없이 50세 이후에 당뇨병 진단을 받은 경우 췌장암의 발생이 증가한다는 통계가 있다.
췌장암은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늦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현재로서는 췌장암을 조기에 효과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복부 CT촬영이나 내시경적 초음파 검사(endoscopic ultrasound-EUS)가 췌장암의 진단에 많이 쓰이고 있다.
이영직 <내과전문의>
(213)383-9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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