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기자를 사칭해 그놈들이 경찰청에까지 전화를 걸더라고”
성매매 송출 브로커 일당을 수사한 서울 지방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정보를 캐내려는 ‘수상쩍은’ 전화가 LA에서까지 걸려 왔다며 이들 조직의 집요함에 혀를 내둘렀다.
미주 지역 한인의 성매매와 인신매매가 최근 잇따라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경찰은 9일 LA지역으로 한인 여성을 송출한 브로커를 체포했다고 밝혔으며, 한국의 MBC는 14일 ‘충격보고 성매매 수출국, 코리아’를 방송해 LA지역의 성매매 실태를 보여줬다. 연방법무부도 15일 인신매매 보고서를 발표하며 미국에서 벌어진 한국인의 인신매매 행태를 적나라하게 들춰냈다.
이 같은 ‘부끄러운 자화상’ 때문에 한인들의 얼굴은 연신 찌푸려지고 있다. 이민 30년차인 이모(62)씨는 “미국에 사는 한인들이 무슨 인신매매의 수괴도 아니고...”라며 한국의 친지로부터 이 같은 소식을 들을 때마다 얼굴이 붉혀진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한인 인신매매 조직은 한인들의 우려와 달리 오히려 대형화, 조직화되며 세를 불려나가고 있다. 연방법무부 보고서에 드러난 한인 업주는 연방에어마샬과 국토안보부 요원과 결탁하는 등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 범죄조직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인신매매 방지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한인 인신매매 업자가 연방수사기관과 연루된 사례는 처음 본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 했다.
한인 유흥업소의 업주들에 따르면 성매매 여성을 송출하는 브로커들은 이제 더 이상 거간꾼 노릇에 만족하지 못 하는 듯 하다. 이들은 공공연히 여성 송출의 조건으로 유흥업소의 지분을 요구하며 미주 지역 유흥업소 접수까지 시도하고 있다.
인신매매 조직이 배를 불리는 동안 ‘한국발 여성’들은 각종 인권유린 등으로 몸과 마음이 황폐화되고 있다. 연방법무부 보고서는 밀입국 중 캐나다 국경수비대에 체포된 한국 여성 12명 중 80%가 결핵을 앓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증언을 쏟아냈다. 사람을 돈벌이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인신매매 조직의 잔혹함을 엿볼 수 있다.
한인 유흥업소들의 연합회인 재미한인주류협회는 14일 일부 업소의 불법, 탈법 행위를 자체 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일부에서는 “술 장사하는 것들이 무슨...”이라며 비아냥거린다. 하지만 정작 인신매매된 여성의 성을 소비하는 이들의 반성의 모습은 한인타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술 장사꾼’을 제외하고는 결국 아무도 성매매와 인신매매를 거들떠보지 않는 모양새다.
기묘한 야누스의 얼굴을 띤 한인타운. 늦은 밤까지 술과 여자가 흥청대는 한인타운은 일요일이면 교회로 향하는 행렬로 가장 성스러운 곳으로 탈바꿈한다.
성스러움과 속됨으로 뒤범벅된 한인타운에서 성매매와 인신매매 여성의 현실을 걱정하는 이들은 정녕 ‘술 장사’뿐이란 말인가.
이석호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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