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흔치 않은 경험담일 것 같아 트럭을 몰며 48개 주를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를 적어본 것이 인연이 되어 벌써 여러 명의 동업자를 만들었고 밀어주고, 당겨주며, 함께 대륙 여행을 하는 새로운 경험에 요즘은 정말 바쁘다.
중년에 잘 어울린다는 나의 글을 읽고 운전면허를 따놓고 트럭을 구입하고 도움을 청해 이제는 독립된 어엿한 운짱이 되신 목사님도 계시다. 지금도 운짱의 길로 접어들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을 운짱으로 만드는 운전교육에 여념이 없다. 이제 조금 있으면 대륙을 100번 왕복하는 60만마일을 주파하는 기념을 해야만 할 것 같다.
운전이란, 특히 대형 트럭의 경우는 정신집중이며, 잠시도 맘을 놓을 수가 없다.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해야 안전에 중요하다는 것을 매일 느끼고 있다. 대륙의 한 가운데서 가는 길인 멤버와 오는 길인 멤버가 만나서 함께 먹는 김치찌개는 꿀맛 중에 꿀맛이며 그 반가움은 무엇과도 비교가 되질 않는다.
최우선이 안전 운전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며 주변 경치가 아름답다는 것은 그만큼 운전하기에는 힘이 많이 든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진을 찍다가 경찰한테 붙잡혀 교통위반 티켓도 받아보았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버릇처럼 자연스럽게 카메라로 손이 가고 만다.
대륙의 끝에서 끝까지 간다면 그 거리는 대충 3,000마일 정도이다. 3,000마일을 운전한다손 치더라도 실제로 사진에 담고 싶은 곳은 불과 몇십 마일이 고작이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될 수 있으면 길이 험할수록 좋다. 한 손에 사진기를 들고 운전을 하면서 험한 길을 찾으면 오히려 사진 찍기 좋은 길은 나오질 않는다.
특이한 일없이 보내는 날들의 연속인 것이 우리네 생활이다. 그날이 그날이고 어제도, 내일도 한결같이 변화 없는 시간의 연속이면 지루하고 따분하다며 투덜거린다. 기후가 일년 열두달 그저 그렇고 그런 곳이면 행동도 느리고 모든 것이 늘어져 사계절이 뚜렷한 곳에서 사는 사람들과는 많이 다르다.
진짜로 문제가 많고, 힘든 곳은 대로를 달릴 때이다. 지루하고, 졸립고, 여유로우니 딴 짓을 한다. 돈이 많고, 시간도 많고, 자연 주변이 번화해지면 건전하고 밝은 곳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부정할 만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지나고 나면 헛되고도 헛된 것임을 깨닫게 되지만 우리 모두는 욕심에 욕심이 더해서 머리를 싸매고 평지로만 다닐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텍사스의 광활한 평야를 달리는 기분은 또한 새롭지만 사진 찍기에는 적합치 않다. 며칠을 가도 360도의 지평선을 볼 수는 있지만 졸음에서 헤어나려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콜로라도의 덴버에서 유타주로 해서 넘어오는 70번 도로는 웬만한 운전실력을 갖고는 갈 수도 없는 그런 험한 길이지만 잊을 수 없는 아름다움에 평생을 기억하면서 살아갈 명소 중에 명소이다. 그곳을 통과하고 나면 어떠한 길도 잘 즐기면서 달릴 것 같은 자신감에 빠지게 된다. 높은 곳은 낮은 곳이 있기에 존재하며 밝음은 어둠과 비교되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다.
억지로 사진 찍으려고 험한 길을 택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지금 가고 있는 길이 험하게 변하더라도 당당히 그 길을 잘 운전해 나갈 각오와 실력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평생을 살아가면서 정말로 힘든 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징징거리지 말고 가는 길이 아름다운 것을 실감하면서, 경험을 후배에게 나누어주려는 여유로운 마음을 함께 갖도록 노력하는 과정이 잘 살아가는 법 아닌가 라고 생각해 본다.
신영 트럭 운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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