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가 특이한데 무슨 뜻인가요?” “저는 직원이라서 그런 건 잘 몰라요.” “이 집에선 무슨 메뉴가 제일 맛있나요?” “일 한지 얼마 안돼서 잘 모르겠는데요.”
기자로서, 때론 고객으로서, 타운 요식업소를 찾았을 때 종종 듣는 말이다. 자신이 일하는 곳에 대해 ‘모른다’는 사실에 부끄러운 기색도 없이 당당하다. ‘뭐 그런 것까지 묻느냐’는 눈총에 오히려 질문한 사람이 머쓱해지기까지 한다.
최근 한국에 다녀왔다. 바야흐로 한국은 ‘친절한 금자씨’ 전성시대였다.
“어머, 왜 이렇게 남기셨어요. 음식이 입에 맞지 않나요?” “오늘은 망고가 신선하지 못해요. 다른 것을 드시면 어떨까요?” “따뜻한 물 더 따라드리겠습니다. 다른 필요하신 것은 없나요?”
묻는 말에 또박또박 대답하는 것은 기본. 묻지 않아도, 요구하지 않아도, 먼저 질문하고 알아서 챙겨준다.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직원들이 “어서 오세요, 찌개감동입니다”고 식당 이름을 합창하는 한 업소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친절 일색이다. ‘친절한 계산대’에선 손님과 눈을 맞추며 “식사는 어떠셨냐?”고 묻더니 사탕 상자를 손수 열어 ‘마지막 서비스’까지 권한다. 과도한 ‘친절 공세’에 받는 사람이 도리어 미안스러워질 정도다.
식당뿐 아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직원들이나 은행, 백화점 안내 데스크 직원들도 친절로 단단히 무장했다. 방향을 묻는 사람들에게 “이쪽“ “저쪽“ 대신 “오른쪽 3번 창구로 가십시오” “뒤편으로 돌아 2층으로 올라가십시오”라고 정확히, 또박또박 안내한다. 손님과 눈길을 맞추는 것은 기본. 입가에 커다란 웃음을 머금는 일도 잊지 않았다. 묻기 전에 물어보는 서비스, 말하지 않아도 챙겨주는 서비스,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 같은 서비스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무한 경쟁의 시대, 성공의 열쇠로 ‘친절 마케팅’을 내세운 것이다.
타운내 한 베이커리도 아침마다 직원들과 미팅을 갖고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라는 ‘그 날의 인사말’을 연습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소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가장 깨끗해야 할 음식에서는 이물질이 나오고 식사가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계산서를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먼저 다가와 필요한 것이 없는지를 묻는 일이란 가뭄에 콩 나기처럼 구경하기 어렵다. 참다못해 서비스 벨을 눌러도 “잠시만요”라는 대답이 먼저 돌아오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말 한마디, 눈빛 하나에서도 친절히 느껴질 수 있도록 철저한 한 직원 교육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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