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환율 950선 붕괴… 배경과 전망
브레이크 없는 원화 환율의 미끄러짐이 계속되면서 한인 경제에 미치는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올들어 환율 약세가 예상되긴 했지만 19일 한국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950원선까지 무너지면서 예상보다 가파른 추락세가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로컬 수입업체 등 환율 움직임에 민감한 한인 업계에는 갈수록 원가 부담 가중의 어려움이 커지는 등 저환율의 충격파가 더욱 크게 미치고 있다. 거듭되는 원화 환율 급락의 배경과 영향,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본다.
■추이와 배경
원·달러 환율은 올초 1,000원선이 붕괴되면서 환율 세 자리수 시대의 고착을 알린 지 4개월도 채 안돼 945원대까지 급락했다. 1,050원선이었던 작년 12월초와 비교하면 10% 정도나 떨어진 것이다. 그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현상이 놓여 있다. 달러 약화 전망이 계속되면서 달러 매도 물량이 늘어나 수요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이 원화 환율을 계속 끌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18일 공개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금리 인상 행진 종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달러 매도 공세를 더욱 촉발시킨 게 이날 급락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영향
이같은 환율 하락은 미국내 한인 경제에도 상당한 압박이 되고 있다. 원가부담 상승이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수입 관련 업계의 경우 그 충격을 흡수할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식품 수입·유통업체인 자연나라의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저환율에 대한 경험이 있고 일정한 범위의 환율 변동폭에 따른 가격 고정 계약 등 충격 흡수장치를 마련해놓고 있지만 환율이 계속 더 내려갈 경우 정말 타격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정·생활용품 업체 김스전기의 최영규 매니저는 “한국에서의 수입이 취급 물량의 80%에 달해 환율 하락에 따른 원가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다”며 “그러나 고객들이 가격 변화에 민감하다보니 부담 증가분을 그대로 가격에 반영할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전했다.
특히 환율에 영향을 받는 품목은 식품이나 생활용품들이 많아 원화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 타운 물가 인상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한국에서 물량을 계속 공급받아야 하는 한국 서적 판매점들과 중국산 수입이 많은 의류, 잡화 업계 등도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권에 들어있다.
■전망
원·달러 환율이 어디까지 내려갈 것인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한국 외환시장에서 이미 달러 매물이 많이 나온 상황이고 외환당국의 개입이 이어질 경우 단시일내 960원대 또는 그 이상으로 회복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에 따른 달러 약세 심화 전망에 따라 환율의 추가 급락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의 일부 분석기관은 수개월내에 920원대를 지나 9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종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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