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며 배우며
▶ 조형자/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사랑하는 장애인의 달 4월을 맞은 봄바람은 더욱 친근감을 안겨주는 것 같다. 따사한 봄 햇살은 싱그러운 마음을 불러일으키고 항상 앞날의 꿈을 안겨준다. 새파랗게 피어오르는 나뭇가지의 잎새들과 울긋불긋 아름답게 피어나는 예쁜 꽃들은 어린 장애인들에게 앞으로의 인생을 멋있게 펼쳐 나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을 북돋아 주는 것 같이 보인다. 앞을 봐도 예쁜 꽃들이 있고 뒤로 봐도 웅장하고 싱싱한 나무들이 우뚝 버티고 서있다.
4월 마지막 주 토요일. 봉사하러 가는 날씨가 너무 아름답고 청명하다. 몇 개월 전부터 여류수필가모임에서 장애인의 날을 맞아 사랑의 점심을 전해주자고 의논을 했다. 모든 회원들의 마음이 일치가 되었다. 시간에 쫓기는 이민생활에 방문 날짜를 이리 미루고 저리 밀다 겨우 오늘에서야 잔치를 베풀게 됐다. 맛있게 먹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볼 때 너무나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웠다.
항상 용기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정상인들보다 더 성실하게 삶을 포기하지 않고 모든 일을 감수하며 자기의 본분을 다하는, 생활의 책임을 다하는 장애인들이 대견스러웠다. 항상 어렵고 힘든 노약자를 보살펴 준다는 것은 행복을 느끼게 하는 삶의 한 부분인 것 같다. 성경 말씀 한 구절이 문득 스치고 지나간다. 겸손한 마음으로 남을 낫게 여기어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는 말씀이 기억 속에서 꿈틀거린다.
봉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는데 뒤에서 밀알 임원들이 안녕히 가세요,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하며 자주 좀 오세요 라고 마지막 인사말을 한다.
집을 향해 신나게 달려가고 있었다. 전화 벨소리가 가방 속에서 울렸다. 봉사를 같이 했던 친구였다. 점심시간에 큰 밥솥으로 밥을 두 통을 했다. 한 통이 그냥 남은 것이었다. 모르고 그대로 두면 상할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되어서 전화로 알려 주는 것이었다. 나도 역시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고민 끝에 밥을 담을 수 있는 통을 가지고 되돌아갔다. 기름값도 안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음식을 버리면 죄 받는다는 생각, 또 굶는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가야된다고 마음을 굳혔다.
밀알의 소년 소녀들은 그대로 아직 재미있는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부엌에서 같이 봉사한 밀알 임원들도 있었다. 그들은 밥이 담겨져 있는 통을 가지고 씨름을 하고 있었다. 빈 통을 가지고 온 나를 보고 다들 반가워했다. “나, 무척 순진하죠?” 하자 모두가 깔깔거리며 한바탕 웃음으로 분위기가 화사해졌다.
조형자/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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