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HK 생방송에 출연해 말솜씨 과시… 김일 박치기 따라하다 짱구 면했다
드라마 ‘대장금’의 주연 이영애가 8일 일본 NHK의 생방송 프로그램 ‘스튜디오 공원에서 안녕하세요(スタジオパクからこんにちは)’에 출연했다.
이 프로의 사회자인 우도 유미코(有動由美子)와 오가와 고지(小川浩司)는 이 프로그램이 제목과 달리 스튜디오를 벗어나 3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NHK홀에서 진행되는 것은 12년 전 방송을 시작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는 한국에서 빅 스타가 왔기 때문이라고 이영애를 소개했다.
노란색 저고리와 분홍색 치마 차림으로 방청석 쪽 문을 통해 등장해 방청객을 깜짝 놀라게 한 이영애는 어릴 적 ‘박치기왕 김일’선수를 곧잘 따라해 짱구였던 이마가 많이 들어갔다며 말문을 열었다.
가장 감명 깊은 영화로는 18살 때 본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를 꼽은 뒤 채플린의 영화에는 비극과 희극이 공존하고 잔잔한 여운과 따뜻한 휴머니티를 느낄수 있으며 ‘대장금’도 그런 색깔을 지닌 드라마라고 밝혔다.
드라마 주인공 장금과 자신의 성격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최 상궁이 너무 얄미워 복수를 해주고 싶었지만 감독님이 ‘착한 장금은 그러면 안된다’고 만류하셔서 참았지요. 덜렁거리고 장난도 잘 치는 것은 장금이와 비슷하지만 저는 장금이처럼 완벽하지 못해요. 포기도 빠르고 실패도 많아요.
이영애는 최고의 명장면으로 장금이 미각을 잃는 대목과 한 상궁이 장금에게 업혀 최후를 맞는 장면을 꼽았다.
이영애가 시청자들도 베스트 신이라고 많이 얘기하는 한 상궁을 업는 장면에서는 사실 너무 무거워 직접 업지 못하고 받침대를 이용했다고 비화를 꺼내자 우도는 가냘픈 몸매에서 어떻게 저런 힘이 나오나 궁금했는데 받침대를 썼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해 방청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 이영애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자장면과 떡볶이, 돈가스를 꼽자 우도는 궁중음식이 나올 줄 알았다며 익살을 떨었다. 이어 이 큰 돈가스를 혼자 먹을 수 있겠느냐는 우도의 질문에 음식은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없어서 못 먹는다. 특히 ‘대장금’을 촬영할 때는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쉬지 않고 먹어 지금보다 통통했다고 대답했다.
장금과 이미지가 전혀 다른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주연을 택한 이유로는 배우는 이미지가 아닌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내 자신이 배우이고 싶기에 다양하게 변화할 수 있는 금자씨에 도전했다. 나를 장금으로만 생각지 말고 배우 이영애로 봐달라고 말했다.
방청석에서 이상적인 남성상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얘기하면 구해주실 건가요라고 반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회자가 방청석에는 40, 50대의 남성 팬들이 많이 왔다고 귀띔하자 40. 50대의 중후함을 좋아한다고 재치 있게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일본인 가운데 좋아하는 사람으로는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를 들었다. 그 이유로 그는 채플린처럼 맑고 순수하며 인간적인 내면이 작품 안에 그대로 나와 있어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대장금’을 찍으며 가장 어려웠던 일을 묻자 A4용지 4장 분량의 대사를 촬영장에서 받아 그 자리에서 외우며 연기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대답했다.
’대장금’은 현재 매주 토요일 밤 11시10분 NHK를 통해 방영되고 있으며 심야 시간대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서현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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