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그림 교회 민병덕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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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 교회가 속한 교단의 노회 참석을 위하여 라스베가스에 다녀왔다.
그 지역에 있는 우리 교단 소속 한 교회가 꼭 한번 그곳에서 노회를 열자는 강력한 요청에 의해 이루어진 일이다.
20여 년 전 평신도 시절 회사 일로 출장 갔던 이후 참으로 오랫만에 방문한 라스베가스는 나의 옛날 기억으로는 전혀 알아볼 수 없는 대도시가 되어 있었다. 호텔의 규모도 엄청나게 커져서 방을 수천 개씩 가진 호텔이 헤아릴 수 없고 또 그 규모가 엄청나서 나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어떤 곳은 높은 천정을 마치 하늘처럼 그려놓고 밝게 해 놓아 실내에 있는 지 바깥에 있는 지 혼동될 뿐 아니라 밤늦은 시간이지만 마치 늦은 오후처럼 느끼게 되어 있었다.
공항 터미날 안 비행기 탑승구 앞에까지 노름기계(slot machine)가 설치되어 있고, 또 모든 호텔마다 프론트 데스크를 가거나 객실로 올라가거나 심지어는 호텔의 싸고 풍성한 부페 레스토랑을 가려해도 반드시 놀음시설을 지나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있었다.
길거리에서 목사님들이 서로 K목사님, L 목사님하고 부르는 소리를 듣고 혹시라도 라스베가스를 방문한 다른 한국 분들이 듣고 오해하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하였다.
우리가 서로 부르는 소리를 듣고 만에 하나 목사들이 단체로 노름하러 왔다는 말이라도 하면 그 말로 상처받는 영혼들이 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게 되었다.
노회가 끝난 날, 노회를 초청한 교회의 배려로 비행기 시간이 늦은 분들이 함께 쇼를 보게 되었다. 사람의 눈을 속이는 매직, 또 보통 사람으로는 할 수 없는 기술과 재능을 보이는 그러한 쇼(variety show)였다.
그 쇼에 출연한 사람들이 관객들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연구와 노력과 연습을 했는지를 분명히 깨닫게 해주는 놀라운 재주들이었다. 그들을 보면서 내 자신을 생각하게 되었다.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또 돈을 벌기 위하여 저렇게 연구하고 연습하고 노력하는데 과연 나는 목회자로 사람들을 영혼을 구하는 하나님의 일에 얼마나 연구하고 얼마나 노력하는 지 내 자신 부끄러운 생각이 들게 되었다.
사람들을 불러들이기에 충분한 라스베가스의 엄청난 시설과 프로그램, 또 그것을 위하여 노력하는 많은 기업과 사람들을 생각하며 오늘 우리의 교회의 모습은 너무 안일하고 심지어는 무책임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라스베가스에서 만난 어떤 분은 “라스베가스는 절대로 망하지 않습니다”라고 단언했다. 그 분의 말을 들으며 왠지 마음 한편에 아픔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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