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이을용·김남일 이어 박지성마저도 삐끗
치열한 주전경쟁·미끄러운 잔디도 부상 부채질
‘가상 스위스’ 노르웨이와의 평가전(2일 오전 2시ㆍ오슬로)을 앞두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팀에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이호(울산), 김남일(수원),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 등 중원의 핵심 멤버들이 줄부상을 당한 데 이어, ‘전술 운용의 핵’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마저 3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훈련 도중 왼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당했다.
독일 월드컵 개막을 목전에 두고 있는 대표팀으로서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박지성은 31일 오전 머레이파크에서 진행된 훈련 도중 5대 5 미니게임에서 이영표(토트넘)과 볼을 다투던 도중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윽고 일어난 박지성은 왼 발목을 절며 그라운드에서 빠져 나온 뒤 의무팀에게 얼음 찜질을 받고 한 동안 동료들의 연습 광경을 지켜보다 버스로 이동, 휴식을 취했다.
숙소로 돌아가 의무팀의 진단을 받은 결과 박지성의 부상은 왼 발목을 경미하게 삔 것으로 드러났다. 불행 중 다행으로 부상 정도가 심하지는 않다. 부상 부위가 부어오를 것을 대비, 얼음 주머니로 발목을 감싸놓은 상태지만 오슬로로 이동한 후 정상 훈련 소화도 가능할 정도로 가벼운 부상인 것으로 판명됐다.
이원재 대표팀 미디어담당관은 보행에도 전혀 지장이 없고 박지성 본인도 통증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결단에 따라 노르웨이전 출격도 가능한 정도로 대수롭지 않은 부상이라는 것이 이원재 대표팀 미디어담당관의 전언이다.
그러나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한다면 노르웨이전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비록 가볍다고는 하지만 부상을 당한 팀의 ‘핵심’을 무리해서 평가전에 투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소탐대실’의 우려가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윙포워드로 팀 공격을 이끌 박지성이 토고전에 결장하기라도 한다면 ‘월드컵 4강 신화 재현’의 꿈은 출발부터 흔들리게 된다.
박지성이 이미 부상으로 재활 과정을 거쳤기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박지성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막판 오른 발목 측부 인대를 다쳤고 14일 월드컵 대표팀에 소집된 이후에도 재활에 전념하다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야 실전에 투입된 바 있다.
이로써 노르웨이전에서 박지성의 포지션에 변화를 주며 다양한 공격 루트를 시험하려던 아드보카트 감독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9일 오후 실시한 풀스쿼드 연습 게임에서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가 후반 오른쪽 윙포워드로 전진배치, 공격력을 배가하는 전술을 시험한 바 있다. 그러나 박지성의 부상으로 인해 노르웨이전 공격 전술 전반에 걸친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공격의 구심점’을 잃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노르웨이전에서 어떤 전술로 돌파구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글래스고(스코틀랜드)=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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