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 감독(중앙)을 위시해 독일 퀄른 공항에 도착한 한국선수단이 시 관계자의 환영을 받고 있다.
쾰른 도착후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는 태극전사들.
아드보카트호 ‘결전의 땅’독일 입성…2002년과 같은 결과 약속
“2002년과 같은 결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딕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이 ‘결전의 땅’ 독일 입성후 일성으로 ‘끝나지 않은 신화를 완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6일 23인의 태극전사들을 이끌고 스코틀랜드를 출발, 독일내 베이스캠프 숙소가 있는 쾰른 교외 소도시 베르기시-글라드바흐의 슐로스 벤스베르크 호텔에 도착한 뒤 환영 인파 속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같이 말했다.
말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독일 교민과 현지 주민 등 2천여명의 환영인파에 적잖이 놀란 듯한 표정으로 버스에 내린 뒤 “이 곳에 오게 돼 매우 기쁘다. 이렇게 환대해 줘 고맙다”고 인사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어 “2002년 한일월드컵과 같은 결과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했는데 독일에 들어온 각오를 좀 더 밝히려 했지만 환영행사 장내가 너무 어지러워 서둘러 숙소로 들어가야 했다. 또 사인공세에 응하는 혼란의 와중에 한 독일기자가 “이번 대회 최강팀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당연히 한국”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 환영행사를 주관한 베르기시-글라드바흐시의 클라우스 오트 시장은 앞서 “한국대표팀이 적어도 2002년과 비슷한 성적을 내길 바란다. 결승에서 독일과 만났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오트 시장은 또 “슐로스 벤스베르크 호텔이 오래된 성처럼 보이지만 아직 귀신이 나왔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농담을 건넨 뒤 “한국대표팀이 편안히 머무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태극전사들은 이 호텔의 120개 객실가운데 40개를 사용하게 된다.
18세기 바로크풍의 고성(古城)을 리모델링한 이 호텔은 태극전사들이 도착하기 전부터 열광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인구가 약 10만명에 불과한 소도시 베르기시-글라드바흐 주민들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한국대표팀이 자신들의 고장에 캠프를 치게 된 것에 자그마한 교외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들떠있는 모습이다. 프리츠 트럼파라는 이름의 할아버지는 어디서 마련했는지 한복 두루마기에다 까만 갓까지 쓰고 나와 어깨춤을 추며 분위기를 돋궜다.
주민 2,000여명은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벤스베르크 호텔 앞 광장을 가득 메웠다. 인근의 쾰른, 레버쿠젠, 본과 멀리 뮌헨 등지에서 몰려온 교민 500여명도 저마다 붉은 티셔츠를 차려입고 팔이 떨어져라 태극기를 흔들었다. 두 딸과 함께 나온 정귀숙(42)씨는 “베르기시-글라드바흐에 사는데 대표팀이 이 곳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너무 설레였다. 교민들의 정성을 모아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재독 쾰른 한인회 황종택 회장은 “13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토고와 첫 경기에는 독일 전역에서 한인 5,000여명이 모여 대규모 응원전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환영 행사는 시측이 정성을 기울여 마련했지만 운영과 보안요원들이 너무 적어 환영 인파가 이리저리 떠밀리는 등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됐다. 선수단은 연단에서 독일에 입성한 소감과 결의를 밝힐 것으로 예상됐지만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제대로 자리를 정돈할 여유를 찾지 못해 행사는 약식으로 마치고 호텔로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