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베스 루프트글라스는 자녀들의 온라인 활동을 다 지켜보며 아이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숙제를 하면서도 틈틈이 인터넷을 서치하고 인스턴트 메시지를 주고 받는 사이사이 셀폰으로도 문자 메시지가 오고 가는 요즘 아이들이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알고 싶어하는 부모가 많다. 아직 10대가 되지 않은 3남매의 엄마인 매리베스 루프트글라스는 아이들 셀폰의 문자 메시지를 정기적으로 읽어보고 누구와 언제 인스턴트 메시지를 주고 받는지, 인터넷에서 블로깅을 시작했는지, 소셜 네트웍 사이트에 프로파일을 올렸는지도 살핀다.
인터넷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요주의 장소’
셀폰회사들선 ‘자녀 위치추적 서비스’도
감시하더라도 자녀에 알리고 해야 ‘쿨’한 부모
못마땅한 아이들은 때때로 컴퓨터 모니터의 배경과 글씨를 파랑과 검정으로 바꿔 놓아 엄마가 등뒤에서 읽기 힘들게 만들기도 하고, 엄마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인스턴트 메시징 스테이터스를 ‘인비저블’로 해놓기도 하지만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 시스템의 IT 담당 부교육감인 어머니가 언제나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테크놀로지 발달과 함께 미성년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알려는 부모와 알리고 싶지 않은 자녀간 쫓고 쫓기는 게임도 더 복잡해지고 있다. AOL 같은 회사는 벌써 오래전부터 인터넷에서 부적절한 내용을 차단해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제품을 마케팅해 왔으며 요즘은 셀폰에 GPS가 장치돼 있고 추적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아이가 컴퓨터에서 무엇을 했는지를 알 수 있으므로 부모들이 자녀의 행방과 행동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 그에 따라 좁혀진 감시망을 벗어나려는 아이들의 책략 또한 복잡해지고 있다.
최근 ‘스프린트 넥스텔’은 ‘패밀리 로케이터’란 기능을 새로 선보였다. 자녀의 위치에 가장 가까운 주소를 텍스트 메시지로 부모에게 보내주는 것이다. ‘월트 디즈니’사의 셀폰회사인 ‘디즈니 모바일’도 이달에 자녀 위치 추적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웨어리파이 와이어리스’는 8월에 아동 안전에 초점을 맞춘 전화기를 내놓을 계획이다.
그런 서비스는 4~12세 자녀를 둔 부모들은 반 이상이 관심을 보이지만 그보다 나이가 많은 자녀의 부모들은 그렇지 않다. 틴에이저 자녀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싶지 않기도 하고, 그렇게 감시망을 좁혔다가 도리어 반항만 사지 않을까 걱정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셀폰, 문자 메시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같은 것이 생기기 전, 부모들은 그저 아이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다 왔는지 말하는대로 믿기만 하면 됐다. 3년전, 방금 친구 집에 있다고 전화한 아들을 몇분 후 샤핑센터에서 발견한 앨런 필립스는 현재 많은 셀폰 회사들이 아이들의 위치추적에 사용하는 GPS 추적사업인 ‘유로케이트 커뮤니케이션스’를 창립했다. “부모들은 자녀의 행방을 알 권리가 있다”고 말하는 아들 헌터(17)는 정말 부모에게 행방을 들키고 싶지 않을 때는 셀폰을 꺼버린다.
더 겁나는 것은 헌터가 다니는 합킨튼 고교의 웹사이트다. 얼마전 헌터의 부모는 그가 너무나 나쁜 점수를 받은 것을 본인보다 먼저 알았는데 그런 일을 피하기 위해 부모에게 학교 웹 사이트의 존재를 비밀로 부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나 테크놀로지에 관한 한 부모가 아이를 앞지르기는 힘들다. 헌터의 급우로 전혀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는 자기 부모에게 온통 A와 B로 된 성적표를 보여준다. 물론 포토샵으로 조작한 것이다.
부모가 아니라 아이가 부모를 따돌리느라 적극적으로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아동 심리학자들은 부모가 아이를 감시하는 것은 윤리적,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일이라고 말한다. 단 아이에게 부모가 지켜 보고 있다는 사실과 그 모든 과정을 낱낱이 이야기해 줘야 한다. 아이들은 몰래 감시하는 것을 싫어한다.
아이들은 예나 지금이나 커뮤니티 센터, 샤핑 몰,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등 자기 또래끼리 놀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 만일 한 아이의 부모가 나타나면 아이들을 하던 이야기를 중지하거나 화제를 바꾸지만 가상공간에서는 부모가 익명으로 합세해도 모르는 채 친구들과 무슨 이야기든 할 수 있다. 그럴 경우 그저 배후에 있는 것으로 만족하는 부모가 있는 반면, 자기도 블로그를 만들고 ‘마이스페이스’ 같은 사이트에 자기 페이지를 만들어 아이의 페이지에 링크해 놓고 아이들의 사교 서클에 가세하는 부모도 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그런 부모를 진짜로 존경한다”고 UC 버클리에서 청소년들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이용에 대한 연구로 박사논문을 쓰고 있는 다나 보이드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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