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선교를 다녀왔습니다. 장로님 두 분이 같은 방을 사용했는데 한 분이 너무 코를 골아 다른 한 분이 잠을 자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잠을 못 주무신 장로님도 눈을 붙였을 때 자신의 코골 이에 상대방이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것을 몰랐다고 합니다. 코골 이에 서로 잠을 못자니 해결 방법은 먼저 잠드는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코골 이를 호흡 잠시 정지 종합증이라고 부릅니다. 코 골아대는 분을 지켜보면 이러다가 잘못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들어 마신 숨이 완전 정지합니다. 보고 있는 사람의 숨이 다 막힐 정도입니다. 그러다가 푸르르 하고 내쉬는 소리에 내 막혔던 숨도
풀어지는 것을 실감나게 체험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코골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악성 코골 이가 병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숨넘어가는 남편, 아내, 친구의 코골 이에 대해 농담하고 지냅니다. 중국에 숨이 정지할 정도의 악성 코골 이 환자가 5,200만 명이고 세계적으로 코골 이가 원인이 되어 사망하는 사람이 매일 3,000명이 된다는 통계가 믿겨지지 않습니다. 의학자들의 연구 결과 코고는 소리가 높아질수록 기도가 더 좁아지고, 기도가 좁아지면 산소 섭취량이 적어져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코골 이 때문에 부부가 각방을 쓰거나 이혼한 경우도 있습니다. 간간히 고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 호흡이 그쳤다가 요란하게 터진다면 분명히 병의 수준입니다. 당사자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의학적인 처방과 치료법이 있을 줄 압니다만 여러분들과 자주 여행을 해야 하는 저는 나름대로 해결 방안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코골 이가 심한 목사님과 일 년에 몇 차례 만나서 한방을 쓰는 일이 있습니다. 코골 이에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신경 건드리는 소리로 듣지 않고 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저도 코를 고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분을 밉게 볼 이유가 없었고, 둘째, 코고는 소리에 잠 못 자면 나만 손해이기에 그 소리를 자장가로 듣기 시작하니까 잠이 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작은 코골 이도 큰 병이 될 수 있습니다. 살펴보아야 합니다. 베게 싸들고 옆방으로만 피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인생이란 어차피 듣기 싫은 소리 많이 듣기 마련이지요. 그때마다 피하려면 어디까지 가야합니까? 삶에 골치 아픈 일을 마음으로 이겨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코고는 소리
를 좋은 소리로 듣는 마음의 훈련은 호흡 잠시 정지 종합증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병보다도 더 큰 힘이 있습니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목사
삽화 : 오지연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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