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의 대표적 일간지인 시애틀 타임스가 최근 한국(또는 한인사회)과 관련해 독자들을‘우롱하고 어우르는 듯한’태도를 보여 개인적으로 흥미가 있었다.
타임스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베나로야 홀에서 청중의 혼을 사로잡는 빼어난 데뷔공연을 가진 후 일언반구의 논평기사도 게재하지 않았다.
이에 격분했다는 한 미국인 오페라 팬은 타임스의 문화·예술 편집자에게 전화를 걸고 팩스도 보내 강력하게 항의했다며 조수미씨의 시애틀 리사이틀을 마련해준 본보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페더럴웨이에 거주하는 앨런 윌킨스라고 밝힌 이 팬은 조수미씨의 이날 공연이 두 번 다시 보기 드문 훌륭한 예술무대였는데도 대 신문이 이를 보도하지 않은 것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윌킨스씨는 또 청중 대부분이 한인이었지만 자기 같은 주류사회의 오페라 팬들도 상당히 많았다며 “공연 리뷰기사를 빼먹은 것은 이들에 대한 모독이자 한인사회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타임스는 공연리뷰는 물론 윌킨스씨의 항의문도 독자투고란에 싣지 않았는데, 물론 우연의 일치겠지만, 곧바로 한국과 한류(韓流)를 소개하는 논평기사를 대대적으로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한국을 방문 취재한 칼럼니스트가 쓴 이 기사는‘한류(Korean Wave)’라는 표제와 파도치는 모습의 대형 태극기를 곁들여 오피니언 섹션 1면을 거의 모두 장식했다.
기사를 쓴 랜스 디키씨는 한국경제의 역동적인 모습과 도쿄, 베이징 등 아시아 국가는 물론 미국의 시애틀에까지 파고드는 한국의 음악, 드라마, 영화의 물결 등‘한류’를 긍정적으로 소개했다.
그는 일반 미국인 가정에서도 삼성 전자제품과 현대 자동차를 보편적으로 소유하고 있다며 무역 및 교류를 통해 워싱턴주가 한국의 역동적인 경제를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키씨는 칼럼을 쓰게된 배경을 묻는 본보기자에게 자기는 이미 한국관련 기사를 4 차례나 쓴 한국 통이라며 앞으로 게재될 다섯 번째 칼럼을 읽은 후 얘기하자고 말했다.
권찬호 총영사도 디키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했다고 했는데, 타임스가 한류의 본격적인 시애틀 도래를 뜻하는 조수미씨 공연에 대해 함구한 이유가 못내 아리송하기만 하다.
/김정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