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와의 개막전에서 6분만에 이번 월드컵 1호골을 터뜨린 필립 람(오른쪽)과 토르스텐 프링스(가운데),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환호하고 있다.
월드컵 개막전 6골 폭발
독일, 코스타리카 4-2 완파
에콰도르는 폴란드에 2-0
‘전차군단’ 독일이 무려 6골이 터진 독일월드컵 개막전에서 북중미 다크호스 코스타리카를 4-2로 격파하고 홈팬들에게 화끈한 승리를 안기며 통산 4번째 우승을 향해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9일 뮌헨 알리안츠아레나에서 벌어진 2006 독일월드컵 개막전에서 A조 독일은 경기시작 6분만에 터진 수비수 필립 람의 대포알같은 개막축포와 이날 28번째 생일을 맞은 ‘버스데이보이’ 미로슬로브 클로세의 2골, 그리고 토르스텐 프링스의 캐논포 등을 묶어 스트라이커 파울로 완초페가 2골을 만회한 코스타리카를 4-2로 완파했다. 또 이어 겔젠키르헨에서 벌어진 이날 두 번째 경기에서는 남미의 복병 에콰도르가 동유럽 강호 폴란드를 일축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승점 3을 챙겨 A조에서 독일과 함께 16강에 오를 가능성의 청신호를 밝혔다.
독일-코스타리카전은 역대 월드컵 개막전 사상 최다골이 터진 흥미만점의 일전이었다. 근육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은 캡틴 미하엘 발락을 벤치에 앉혀 둔 독일은 예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스타일처럼 활기찬 공격축구로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아나갔고 선취골을 생각보다 일찍 터진데다 활기찬 공격에 비해 수비라인에 허점에 들어내며 익사이팅한 난타전을 만들어냈다. 비록 패하긴 했으나 코스타리카 역시 두 차례나 독일 골문을 열며 팬들이 끝까지 월드컵의 스릴을 만끽할 수 있도록 선전했다.
경기 시작 3분만에 프링스의 대포알같은 중거리슛이 살짝 크로스바 위로 스쳐가며 포문을 연 독일은 6분 왼쪽 윙백 람이 상대 왼쪽에서 볼을 잡은 뒤 골문쪽으로 방향을 틀며 미끄러진 수비수를 따돌리고 강력한 오른발 인프론트슛을 뿜었고 볼은 예리하게 휘며 오른쪽 골포스트 상단을 맞고 통렬하게 코스타리카 네트에 꽂혔다. 순간 경기장은 물론 전 독일은 열광의 도가니로 돌변했고 독일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도 저력이 있었다. 코스타리카 축구 최고의 골잡이 완초페는 불과 6분 뒤인 전반 12분 미드필드에서 독일 포백라인의 뒤 공간을 노린 패스를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교묘하게 무너뜨리며 골키퍼와 단독찬스를 만들어낸 뒤 침착하게 독일 골문을 열어제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시종 밀리다 단 한 번의 찬스를 골로 만들어낸 집중력이 놀라왔다.
하지만 독일은 독일이었다. 겨우 5분 뒤인 전반 17분 오른쪽에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오른발로 강하게 골문 앞으로 찔러준 볼을 뛰어들던 ‘득점기계’ 클로세가 왼발을 갖다대 다시 2-1로 앞서가며 다시 주도권을 잡았고 후반 17분에는 왼쪽에서 넘어온 람의 크로스를 클로세가 날카롭게 헤딩슛한 볼을 골키퍼가 간신히 쳐내자 클로세가 다시 뛰어들며 차 넣어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코스타리카는 후반 28분 완초페가 다시 한번 독일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만든 단독찬스에서 한 골을 만회해 한가닥 희망을 되살렸으나 독일은 후반 42분 미드필더 프링스가 약 40m지점에서 가공할 오른발 캐논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4번째 골을 뿜어냈다.
개막전을 시원한 승리로 장식한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중요한 경기에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 좋은 결과를 냈다. 공격적인 축구를 통해 대량 득점을 올리는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줬다”고 만족함을 표했으나 “대승을 거둔 것보다는 승점 3을 얻었고 2골차를 기록한 것이 중요하다”고 조심스런 자세를 견지했다. 그는 또 2골을 내준 수비라인에 대해서도 앞으론 더 조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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