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레돈도비치의 한 한국식 횟집에서 식사할 기회가 있었다. 한인들이 레돈도비치 가면 한번쯤 들리는 곳이다.
그날 저녁 이 횟집의 K사장과 3시간 가까이 얘기할 수 있었는데 이 집이 왜 26년째 성공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다. K사장이 얘기하는 성공 비결은 꽤나 인상적이다.
우선 K사장은 단 하루도 ‘손님은 왕’이라는 생각을 잊는 적이 없다. 서빙 직원을 인터뷰할 때는 “월급은 누가 줍니까” 또는 “사장이 손에 뜨거운 물을 쏟았고 손님이 동시에 호출했을 때는 어디를 먼저가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어떤 질문을 던져도 손님이 우선이라는 확실한 답이 나와야 이 식당에서 일을 할 수 있다. K사장의 이런 노력 덕분에 직원들은 사장이 홀에 나와 있어도 사장 눈치를 보기보다 손님들에 더 신경을 쓴다.
K사장은 또 남들보다 조금 더 일했다. 항상 ‘엑스트라 마일’을 더 간다는 생각을 가졌다. K사장의 얘기에 따르면 개업 당시 피어의 식당들은 12시에 문을 열고 8시에 문을 닫았다. 하지만 K사장은 11시에 문을 열었다. 그리고 피어에 사람이 한 사람도 남지 않을 때까지 식당 문을 열었다.
당시 레돈도비치에는 많은 한인들이 리커스토어를 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늦은 밤 가게문을 닫고 피어에 바람 쐬러 나왔다가 이 식당에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이들이 식당의 단골이 됐음은 당연한 일이다.
K사장은 또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K사장은 자기 식당이 다른 한인 식당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사장 아내가 카운터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인들이 운영하는 대형 식당 카운터는 안주인이 차지하게 마련인데 그게 다 사람을 믿지 못해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K사장은 돈이 없어질 걸 알고도 직원에게 카운터를 맡겼다. 그리고 자신은 좋은 직원을 찾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그 결과 개업 때부터 줄곧 이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도 생겼고 주인이 없어도 식당을 잘 돌아가고 있다. K사장은 자신은 일주일에 하루만 식당에 나온다고 했다.
K사장은 이런 얘기도 덧붙였다. “우리 식당 앞에 또다른 한국식 횟집이 있어요. 하지만 저 집은 늘 2등이에요. 왜냐구요. 항상 우리집을 따라하거든요. 카피에는 힘이 없어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야 힘이 있어요.”
많은 한인 이민자들이 식당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아무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은 실패를 계획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가만히 앉아서 성공을 기다리기보다 K사장처럼 적극적인 사업 계획을 세워보는 건 어떨까.
정대용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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