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전에서 종료 5분여를 남기고 16강행 판도를 바꿔놓은 결정적인 2번째 골을 터지자 환호하는 스위스선수들.
박지성 <연합>
토고가 프랑스를
잡아주기만 바랄수는 없다
G조 2위로 밀린 한국축구
스위스전에 사활건다
19일 독일 쾰른 인근 베르기시-글라드바흐의 슐로스 벤스베르크 호텔. 손에 땀을 쥔 채 스위스와 토고의 경기를 지켜보던 태극전사들은 경기가 거의 끝날 무렵 너나할 것 없이 ‘아∼’라는 탄식을 내뱉었다. 후반 43분 스위스 트란퀼로 바르네타의 오른발 미사일슛이 페널티박스를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토고의 왼쪽 골포스트에 맞고 골네트안으로 빨려드는 순간 16강행 기상도가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인저리타임까지 합쳐 종료 5분여를 남기고 터진 이 한 골. 1-0으로 앞선 스위스의 승세가 굳어진 상황에서 나온 이 골은 경기의 승패를 바꿔놓은 골은 아니었지만 한국-프랑스-스위스의 16강행 방정식을 푸는 데는 메가톤급 핵탄두만큼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골이었다. 이 한 방으로 한국(1승1무, 골득실 +1)은 조 1위 자리를 스위스(1승1무, +2)에 내주고 2위로 밀려났을 뿐 아니라 자력으로 16강에 오르려면 스위스와의 최종전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제 한국은 스위스와의 최종전에서 비겨도 탈락할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스위스는 비기면 무조건 16강에 오르는 절대적인 어드밴티지를 쥐게 된 것. 그냥 1-0으로 경기가 끝났다면 한국은 오는 23일 스위스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를 수 있었으나 이제는 비길 경우 이번 대회에서 한 번도 지지 않은 채(1승2무) 보따리를 싸야하는 어처구니없는 날벼락을 맞을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프랑스가 최종전에서 토고에게 지거나 비긴다면 한국은 스위스전 승패에 관계없이 16강에 오를 수 있으나 그렇게 될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니 이제는 다른 시나리오를 모두 잊고 스위스전 승리에 ‘올인’하는 길밖에 없다. 어차피 막강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는 ‘무적함대’ 스페인을 16강전에서 피하려면 조 1위를 차지해야 했던 한국으로선 이제 비겨도 된다는 생각을 완전히 접고 이기기 위한 총력전에 나서게 된 것이 차라리 잘 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쪽으로 생각의 방향을 바꿔야 하게 됐다.
이 경기를 지켜본 뒤 레버쿠젠 베이아레나에서 회복훈련을 한 태극전사들은 이미 달라진 시나리오를 잘 알고 승리에 대한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핌 베어벡 수석코치가 스위스-토고전을 관전하러 도르트문트에 가 홍명보와 압신 고트비 코치의 지휘아래 컨디션 회복을 주목적으로 약 1시간에 걸쳐 훈련을 한 태극전사들은 훈련을 마친 뒤 스위스를 잡고 자력으로 16강 티켓을 거머쥐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박주영은 “스위스의 2-0 승리로 앞길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선수들끼리는 따로 경우의 수를 따지지 말고 이길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며 필승의지가 가득한 팀 분위기를 전했다. 프랑스전 동점골 어시스트의 주인공 조재진도 “차라리 다른 경기에 신경쓰지 않게 됐다”며 “우리가 해야할 일만 하겠다. 중요한 건 스위스전을 이기면 자력으로 16강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꼭 이겨서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위스는 비겨도 16강에 올라간다는 자만심이 있을 것 같다. 그런 자만심을 파고들어 스위스보다 더 강한 압박을 가한다면 우리 팀에 승리가 돌아올 것임을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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