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리 역사… ‘연개소문’ ‘대조영’ 로케 잇따라 거부
SBS ‘연개소문’, KBS 1TV ‘대조영’ 등 고구려사를 조명한 사극들이 연이어 중국 현지 로케이션을 거부 당하는 사태를 맞았다. 중국 정부가 고구려사를 중국 역사의 하나로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작업이 드라마 등 문화예술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여겨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개소문’과 ‘대조영’은 당초 만주를 지배한 고구려사를 조명하는 작품의 취지에 맞춰 만주 등 중국 촬영을 계획했지만, 중국측의 촬영 협조 거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연개소문’과 ‘대조영’은 작품 기획 단계였던 지난 2005년 중반부터 작품의 가장 극적인 전투신인 안시성 전투와 살수대첩 등을 중국에서 촬영할 계획을 세우고 적극 추진해왔다.
그러나 중국측이 이를 거부해 결국 연기자가 등장하는 모든 촬영이 국내에서 이뤄지게 됐다. 중국 촬영은 들판과 고성의 외경 등만 가까스로 진행돼 도입부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만 이뤄졌다.
‘연개소문’의 한 관계자는 “지난 해 중국 촬영을 추진할 때만 해도 큰 문제가 없을 듯 싶었다. 그러나 동북공정에 대해 한국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중국측의 태도가 돌변해 비협조적으로 나왔다. 고구려사를 다루는 작품이 중국에서 촬영하는 게 힘들 수도 있다고 판단해 경북 문경 촬영 세트를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조영’의 관계자 또한 “중국측의 거부로 계획했던 중국 촬영을 모두 포기하고 외경만 촬영한 뒤 컴퓨터 그래픽 등 특수효과를 도입해 활용하기로 했다. 현재 강원도 속초에 대규모 세트를 건설하고 있는데 공간이 협소해 중국 촬영에 비해 시각적 효과는 떨어질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방송 관계자들은 고구려사를 소재로 연달아 선보이는 한국 사극을 민감하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폐막한 ‘상하이 국제방송영상견본시(STVF)’에 참가한 중국 방송 관계자들은 MBC ‘주몽’, ‘연개소문’, ‘대조영’ 등에 대해 동북공정에 대응하는 한국 정부 차원의 사극이라는 의심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STVF에 참가하고 돌아온 KBS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방송 및 언론에서 고구려사를 다룬 작품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가장 큰 부스를 설치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펼친 ‘주몽’에 대해서는 더욱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며 “이들 작품을 한류와 연관시킬 경우 중국 정부차원에서 대응도 있을 수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동현 기자 kulkuri@sportshankook.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