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연작 SBS ‘하늘이시여’ 자경 역
지칠 정도로 울고 또 울었다. 못된 계모 밑에서갖은 고생 이겨내며 자라다 사랑하는 사람 만나 결혼할 때까지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가까스로 결혼해 알콩달콩 산 것도 불과 1년여, 핏줄만큼이나 정답게 지냈던 시어머니가 낳아주신 어머니라기에 억장이 무너져 눈물샘이 다시 터졌다.
2일 종영한 SBS ‘하늘이시여’에서 윤정희(26)만큼 많이 운 사람이 있을까. 가뜩이나 극중에서 우는 장면도 많은데 초반엔 연기에 대한 매운 평까지 겹쳐 눈물을 쏙뺐다.
시어머니이자 친어머니를 연기한 한혜숙이 ‘호되게 야단쳐 피눈물을 냈다’고 털어놓았을 만큼 연기의 첫 발판을 만드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잔뜩 긴장해 혼나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언제 칭찬 받아보나’ 싶어 한숨 쉬기도 했다.
제가 가진 것에 비해 큰 역할을 맡아서 부담이 컸어요. 홈페이지 게시판을 안 볼 정도로 힘든 때도 있었죠. 그래도 촬영장에서 기죽지 않도록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조금은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촬영할 때 카메라에 빨간 불 들어오면 떨리는 건 어느 순간 없어져서 변하긴 변한 것 같은데 저는 솔직히 연기가 늘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자경 역에 캐스팅되기 전엔 연기를 그만두고 일본으로 떠나려고 했다. ‘이미지는 좋은데 연기를 못한다’는 얘기에 대한 생각이 ‘잘하는 것을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굳어질 때까지 한동안 방황했다.
연기는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일본어를 공부할 때는 칭찬만 받았던 것 같은데 못한다는 얘기를 듣다보니까 많이 힘들었죠. 흔들리는 게 싫어서 ‘버리고 가자’고 결심하고 일본에 학교와 기숙사까지 정했어요. 학비를 입금하기로 한 날 캐스팅이 됐다는 연락이 왔죠. 그렇게 하게 된 첫 주연작이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었고 결국은 웃음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시청자들에게 사랑도 담뿍 받았고 이제는 실컷 웃을 수 있는 밝은 역이 탐난다.
자경이는 계모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쌍해보여서 그렇지 착하지만은 않은 인물이었어요. 강단이 있어서 어려움을 헤쳐갔고 그러면서도 많이 울었죠. 울기는 많이 울었으니까 이젠 많이 밝고 많이 웃을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빠질 수 없는 질문이 하나 남았다. 판타지에나 나올 법한 왕모(이태곤)와의 ‘닭살 연기’는 어떻게 해낸 걸까? 어색하거나 불편하지는 않았는데 서로 웃겼어요. 촬영 끝나면 같이 웃었고요. 해피엔딩으로 왕모와 따뜻하게 끝난 것 같아 마음도 따뜻해요.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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