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중 자녀교육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
----
#1) ‘북가주의 강남’이라고 자랑하는 트라이밸리지역에 거주하는 A모씨의 두 자녀는 여름방학도 바쁘다. 11학년으로 올라가는 아들은 매월 2천달러를 내고 SAT 준비반에 다닌다. 또 7월중에는 보스톤에서 2주간 열리는 아카데믹 캠프에 3천여달러를 지불하고 참여할 예정이다. A씨의 9학년생 딸도 이에 못지않다. 버클리 인근 명문고교의 현직교사들이 지도하는 그룹과외를 매월 3천달러를 내고 받고 있다.
#2) 같은 트라이밸리지역이지만 아파트에 거주하는 B모씨는 “여름방학이 두렵다”는 말로 경제적ㆍ정신적 부담을 호소했다. 학군이 좋다고 해서 2년 전 이지역에 이사왔지만 남들처럼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B씨는 “월급쟁이의 수입은 빠듯한데 허리띠를 조이는 것도 한계가 있다”면서 “크레딧 카드를 긁어 11학년생 딸의 SAT 학원비를 냈다”고 말했다. B씨는 그러나 “경제부담 때문에 중학생 아들은 아무것도 시킬 것이 없어 그냥 아파트 풀장에서 놀리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대학입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교육비 부담에 등골이 휘는 한인가정이 늘고있다. 특히 방학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SAT 등 대학입시에 직결되는 시험의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여름방학중 각종 학원비와 캠프비 등의 경제적 부담이 늘고 있다.
10여개에 이르는 한인운영 대입학원들은 여름방학 특별프로그램에 4-6주 단위로 1,500-2,000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이보다 더 비싼 것들은 명문대학에서 운영하는 서머프로그램들. 버클리가 한달에 4천달러를, 그리고 스탠포드도 6천달러 이상짜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들도 사교육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S러닝센터 등 미국인 운영 보습학원에 시간당 50달러를 지불하고 보낸다. 또 각종 데이캠프도 4-5일 단위에 300달러 이상이 든다.
한인 C모씨는 “초ㆍ중학생 두 자녀를 한국의 친척집에 보내려해도 항공료와 선물비용 등으로 수천달러가 들기 때문에 포기했다”면서 “아이들 돌보라고 맞벌이하는 아내를 집에 들어앉힐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무작정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름방학은 한인가정의 자녀들에게 빈부의 차이를 확연히 구분짓는 기간이 되고 있다. 고액의 과외비를 내서 성적을 올리고 해외여행을 통해 안목을 넓히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과외는 커녕 부모가 운영하는 스몰 비즈니스에 나가 캐쉬어를 보는 아이들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다.
<한범종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