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확보 위해 잠못 이룬날 많아… “
9년 봉사후 물러나는 양성덕 EB한미노인봉사회 회장
“영어 잘하고 로비력 뛰어난 젊은 회장 영입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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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회장’이 물러난다.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부지런한 몸놀림으로 오클랜드의 이스트베이 노인봉사회관을 호령해온 양성덕 회장<87ㆍ사진>이 “유능한 젊은 인재를 발굴해 노인봉사회를 한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물러난다.
1998년 제18대 회장에 취임했던 양성덕 회장은 22대까지 5대 동안 회장직을 수행하며 친목기관에 머물던 노인회를 ‘노인봉사회’로 바꾸며 정부기관의 펀드를 지속적으로 수령할 수 있는 토대를 다졌다. 그래도 모자라는 노인회 예산을 채우기 위해 매년 후원요청서를 300여곳에 보내고 업소들을 찾아다니며 기부금 걷기에 동분서주했다.
지난 9년을 되돌아보며 양회장은 “자나깨나 잠시도 편한 날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자금원천이 붕 떠있어 기부금에 의존해야 하는 형편” 때문이다. 120여 회원들의 안식처로서 EB노인봉사회는 매일 50명에게 점심식사를 무료로 대접한다. 식사인원이 토요일에는 70-80명에 이른다. 또 노인들의 병원진료와 영어 및 시민권 강좌, 각종 민원봉사 등을 위해 연간 20만달러의 예산이 필요하다.
주정부의 재정난으로 정부지원이 연간 8만달러로 삭감됐으니 나머지 모라자라는 예산을 채우기 위해 양회장은 본의 아닌 악역(?) 노릇도 많이 해야했다. 후원금을 받으러 두세번 찾아가도 주인이 없다고 거짓말하며 만나주지 않을 때는 남몰래 눈물을 흘려야만 했고 심한 경우에는 말싸움까지 했었다고.
“그래도 미국정부의 돈을 쓰는 기관은 우리밖에 없다”며 양회장은 주정부가 인정하는 봉사기관으로서의 EB노인봉사회에 강한 자부심을 표시했다.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2001년 ‘노인봉사회’로 개명해 봉사기관으로 탈바꿈시킨 이유도 정부의 펀드를 확보하기 위한 양회장의 선견지명 때문이었다.
주위의 반대에도 선뜻 회장직을 물러난 이유로 양회장은 “9년이나 했으니 나도 쉬어야지… “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정부펀드를 계속 확보하기 위해 “영어를 잘하는 젊고 유능한 사람을 발굴하기 위함”이었다고. 구세군 사관으로 은퇴한 윤석호 신임회장(67)을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것도 노인봉사회를 더욱 탄탄한 재정기반에 올려놓기 위함이었다.
양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이말만은 꼭 써달라”고 당부했다. 바로 “매년 50달러부터 1,500달러까지 지속적으로 도와준 분들”이라며 “일일이 찾아뵙고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 이분들의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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