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 깅그리치(공화) 전 연방 하원의장은 “세계 3차 대전이 발생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무력충돌”이라고 불렀다. 레바논 국경을 두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집단과의 두어 주 째 계속되고 있는 전쟁 상황에 대해서이다.
헤즈볼라는 ‘신의 당’이라는 의미로 이슬람 시아파의 무력단체인데 1980년대 이스라엘이 남부 레바논을 점령하고 있을 때 이스라엘 군과 항쟁하기 위해 태어난 단체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태는 헤즈볼라 무장대원들이 이스라엘에 침투하여 두 명의 이스라엘 군인을 납치해간 사건이 기폭제가 되었다.
이스라엘은 남부 가자 지역의 하마스에 의해 이스라엘 군인 하나가 사로잡힌 때부터 그를 구하기 위해 팔레스타인들에게 내주었던 가자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벌이던 중 북쪽에서도 외환을 받게 된 셈이다. 이스라엘 군은 매일 남부 레바논을 폭격하여 많은 민간인 사상자들이 속출되고 있으며 곧 침공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다.
헤즈볼라는 시리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단체로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그들의 지원이 종교와 사상이 같은데다 자금과 무기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팔레스타인 과격파와 이슬람권의 입장은 1948년에 건국된 이스라엘이 1,800년 이상 그 곳에 거주했던 팔레스타인인들을 쫓아내고 세워진 나라이기 때문에 지상에서 사라져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스라엘은 3,500년 전 모세의 때로 거슬러 올라가 그 땅에 대한 선취득권 내지 생존권을 주장한다. 서방은 이스라엘의 생존권을 지지하는 편이다.
이번 레바논 사태에 있어서 부시 행정부의 입장은 종전의 미국 정책과는 다르다. 전에는 레바논 지역 등 중동지방에서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충돌이 있을 때마다 양쪽의 자제와 정전을 촉구하면서 국무장관 등을 현지로 급파하여 거중의 역할을 하곤 했었다. 이번에는 부시 자신이 사태 발단을 시리아의 사주를 받고 있는 헤즈볼라 책임으로 돌리면서 이스라엘 군이 헤즈볼라의 거점인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남부 및 국경 부근에 맹렬 폭격을 가하여 비행장, 발전소, 교량과 도로 등 레바논의 기간시설을 파괴하고 있는 것을 묵과하고 있다.
9.11이 변수로 등장했기 때문일 것이다.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부시로서는 그 전쟁에 있어서 미국의 우방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테러집단 헤즈볼라와 하마스도 미국의 적이다. 그 동안 민간인 희생자들이 많이 생기고 또 레바논의 경제 기초가 몇 십 년 전의 상태로 환원된다 해도 테러그룹을 발본색원하는데 있어서의 불가피한 부수 피해(collateral damage)로 계산될 뿐이다.
시리아와 이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하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그러나 다른 아랍 나라들은 이스라엘과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헤즈볼라에 대한 지지에 있어서 인색한 면을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대규모 전쟁의 경우 그 피해가 자국에 미치는 것을 우려하는 때문일 것이고 또 하나의 이유는 그 정부들이 수니파이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이란이 핵무기를 소유하게 되고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핵무기까지 동원된다면, 또 영미 세계강국이 그 같은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 편을 들게 된다면 중동지역, 아니 전세계가 불바다가 될 가능성 때문에 깅그리치 같은 사람은 3차 대전을 운운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헤즈볼라나 하마스가 무장단체로서의 역할을 박탈당하게 되고 또 이스라엘이 이웃나라들과 평화를 누리게 될 장래를 전망한다. 중동사태가 어찌 전개되든 불쌍한 사람들은 무고한 희생자와 피난민들일 뿐이다.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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