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녀는 적극적이고 자유분방한 무녀예요. 하고 싶은 말도 거리낌 없이 하고 좋아하는 남자한테 먼저 말도 걸죠.
좀체 여자 연기자가 등장하지 않는 SBS ‘연개소문’에 8월 중순부터 박시연(27)이 등장한다. 사극은 처음인 데다 외모도 서구적이라 의외다.
지난 번 ‘마이걸’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흥’ 이런 거 말고요. 말투가 현대극과 달라서 좀 힘들긴 한데 ‘그랬사옵니다’ 같은 말투보다 공손한 현대어를 많이 써요. 물론 천관녀는 공손한 말투로 할 말 다하죠. 제가 또 의외로 한복이 어울리더라고요(웃음).
천관녀는 극 중에서 신라 진흥왕부터 3대 왕과 스캔들을 일으키는 미실의 수양딸로 화랑의 길을 걷던 김유신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나눈다.
’연개소문’이 수ㆍ당과 대치하는 고구려 말기의 정세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멜로가 거의 없는 터라 김유신과 천관녀의 사랑이 도드라진다. 게다가 습관처럼 천관녀의 집을 찾는 애마의 목을 눈물을 머금고 벤 김유신의 유명한 일화를 기억하는 사람도 많다.
천관녀가 김유신에게 직접 대시해요. 김유신은 왕족이고 저는 무녀라 주변의 반대 속에서 굳건한 사랑을 하죠. 결국 이뤄지지는 않지만 선 굵은 전쟁 장면이 많아서 연개소문과 김유신 동생, 김유신과 천관녀의 로맨스에도 감독님이 신경을 많이 쓰실 것 같아요.
국내에서는 사극 연기가 처음이지만 무명 시절이던 2002년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 국영 CCTV ‘펑추황(鳳求凰)’ 등 3편의 사극에서 주연을 맡았고 펑추황’은 1월부터 ‘봉구황’이라는 제목으로 국내 케이블채널 ‘무협TV’의 전파를 타기도 했다.
더빙으로 대사를 처리해 중국 사극에 출연하는 어려움은 없었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3편을 다 겨울에 찍어서 몸이 힘들었죠. 그것보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아서 감독과 대화를 할 수 없는 게 답답했어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웃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힘든 기억을 잘 잊는 편이어서 또 가서 찍고 싶기도 해요(웃음).
데뷔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와중에 박시연은 다른 연기자들보다 출발이 늦었다. 서구적인 외모와 남자친구 에릭 덕에 이름은 금세 알렸지만 연기로 인정받기엔 아직 출연작이 많지 않다.
늦게 시작했지만 주눅 들고 그런 건 없어요. 연기가 맞고 틀린 게 없어서 하면 할수록 어려우면서도 재미있더라고요. 사실 도도한 역은 제가 소화하기 힘들고 모나지 않고 순수한 시골처녀 역을 해봤으면 싶어요.
대중이 조신한 기녀로 기억하고 있는 천관녀가 자유분방한 무녀로 그려져 연기에 어려움은 없을까. 마지막으로 물었더니 시청자에 대한 바람이 함께 돌아온다.
미실과 천관녀의 관계는 기록으로 전해진다고 하고 중국 쪽에도 연개소문의 자료가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도 드라마인데 극적인 재미는 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을 바탕으로 하되 드라마인 걸 감안하고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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