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 시가 지난 27일 발표된 2016년 하계 올림픽 개최 신청 후보지 1차 심사에서 탈락했다. 미국 올림픽 위원회가 필라를 포함한 LA,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휴스턴 등 5대 도시의 올림픽 개최 능력을 심사한 결과 필라와 휴스턴은 아직 안 된다면서 탈락시킨 것이다. 이 같은 반갑지 않은 소식을 접하면서 ‘자유의 종’과 벤자민 프랭클린‘으로 대표되는 200년의 유구한 영광을 갖고 있는 필라가 21세기에는 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가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필라 시는 미 건국 당시 수도, 독립 선언문 작성, 성조기 제작한 벳지 로스 할머니의 고향 등의 중심지였지만 현재는 뉴욕과 워싱턴 DC 사이에 ‘낀 도시’로서 정치 경제의 변방으로 밀려나 있다. ‘필리즈’로 불리는 필라 사람들의 폐쇄성과 보수성은 독특해서 사우스 필라에 있는 치
즈 스테이크 전문점 지노 레스토랑은 영어로만 주문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10년 전 까지만 해도 필라 다운타운의 건물 높이는 필라 시청 꼭대기에 위치한 윌리엄 펜 동상 높이를 넘을 수 없다는 법률이 있어 필라 발전의 최대 장애물 노릇을 톡톡히 했다.
스포츠에 있어서는 만년 2등으로 지금껏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필리즈가 없으며 프로 스포츠 메이저 리그에서 1983년 야구가 우승한 뒤 23년 동안 퍼레이드 한 번 못해 봤다. 올해 프랑스 일주 도로 사이클 대회에서 우승한 플로이드 랜디스 선수는 필라 교외 랭캐스터 카운티 출신이지만 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체면을 구기고 있다.
이 같이 옛 것만 먹고 사는데다가 살인강도 빈발, FBI가 부정부패를 파헤치기 위해 존 스트릿 필라 시장 집무실에 도청 장치 설치 등의 한심한 소식만 전해지니 올림픽 개최 능력을 의심받기 마련이다. 그러나 한 가지 위로 받는 것은 데이빗 코헨 필라 올림픽 신청 위원회 공동 위원장이 지적한 대로 이번 준비 과정을 통해 지역 내 사람들끼리 화합이 이뤄졌으며 도시 기반 시설 개선에 대한 토의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필라와 필리즈는 이제 역사와 전통에서 벗어나 21세기를 살아가는 현실감과 미래를 가져야 할 것이다. <홍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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