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 있을 때 일이다. 어느 신문사의 편집장이 신참 기자들을 모아놓고 부탁이라고 하면서 다음의 3개 단체의 문제는 되도록 기사화 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이다. 첫째는 교회, 둘째는 노인회, 셋째는 한인회 문제라는 것이다. 이 세 개 집단의 문제는 끝도 없이 송사로 이어질 뿐 아니라 기사화 해보았댔자 신문사만 피해를 보기 때문에 안 하는 게 낫다는 얘기다.
이중에서 필자가 알고 있는 교회의 내분문제 하나를 살펴보기로 하자. 우리의 이웃 교회인 C교회 분규사건이야말로 치고 받는 정도가 아니라 사생결단이다. 내용인즉 30여년을 잘 성장시킨 원로목사와 신임목사간의 분쟁이 지속되어 오다가 급기야 다수 교인을 가지고 있는 신임목사가 노회 탈퇴라는 극약처방을 내밀고 원로목사 측은 노회를 탈퇴한 신임목사와 주동 장로를 처벌해야 된다고 노회 재판으로 비화가 된 것이다.
결국 법정으로 가기 위한 수순으로 건물 쟁탈전의 전초전인 셈이다. 물론 피고가 된 신임목사 측은 노회에서 탈퇴를 했으니 노회 재판정에 나올 리 없고 원고의 일방적 짜 맞추기 식으로 진행되었다. 결국 신임목사와 주동 장로에 대한 목사면직(파직) 장로면직(파직)으로 노회의 재판은 끝이 났다. 어제까지 서로 살과 피로 맺은 형제보다 진한 사랑의 공동체요 그동안 존경했던 목사와 장로 교인간의 문제가 이렇게 해 해결됐다고 볼 수 있는가.
우리 이민교회는 크고 작든 간에 모두 문제를 안고 있으며 그 문제들을 분석해 보면 거의 대동소이한 패턴을 가지고 있다. 그중 하나만 예를 든다면 세대교체에 따른 은퇴목사와 신임목사간의 문제다.
1970년대 이후 이민교회들이 우후죽순으로 성장하며 이제는 1세 목사님들이 하나둘 은퇴라는 세대교체를 하게 되는데 이 고비를 어떻게 현명하게 넘겨야 되는지가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시내 대형 교회중 이 문제를 잘 넘긴 교회인 Y교회와 진통을 겪으며 넘어간 D교회의 예를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어느 조직에서나 후임이 와서 자리를 잡는데 첫째 전임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전임은 비움의 영성으로 후임을 도와주고 후임은 섬김의 영성으로 섬겨줄 때 아름다운 사랑의 공동체로 탈바꿈이 가능하게 된다.
이번 C교회의 경우를 보면 이러한 관계를 조금만 더 생각하였더라면 교회 분규라는 엄청난 재앙까지는 가지 않았으리라고 믿는다.
후임목사 측에도 책임이 있다. 아무리 전임목사와의 관계가 밉다하더라도 노회까지 탈퇴를 해야만 하는가 이다. 엄숙한 주의 종으로서 하나님과의 맹세와 서약은 어디다 버렸다는 말인가. 언제까지 교회가 오히려 부끄러운 사회의 재판을 받아야 되는가. 모두 회개의 기도를 드리자.
김도영
OC 영락교회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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