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동부에 있는 지인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았는데, 내년에 한국에 나가 국회의원에 출마하기로 하였으니 많은 지원을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전화를 받고 두 가지 마음이 들었다. 첫째는 그를 축하하고 계획대로 국회의원이 되어 조국을 위해 잘 봉사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고, 둘째는 미주에서 쌓은 노하우를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발휘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그들의 개인사정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남가주에서도 최근 한국 정치계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단체장이 있었고, 그 외 앞으로도 한국 정계진출의 꿈을 가진 분들이 많이 나오리라고 본다.
한국에서 정치적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아쉬운 것은 미국에서 중고등학교, 대학을 졸업하고 20∼30년 동안 사업이나 전문인으로서 기반을 쌓은 인재들이 왜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정치적 꿈을 이룰 수밖에 없느냐는 것이다.
언어문제로 미국 정계 진출이 여의치 않아 한국에서라도 꿈을 이루고자하는 이민1세들은 이해가 가나, 언어장벽이 없는 1.5세, 2세가 한국에서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 걱정이 앞선다. 지연, 학연, 혈연이 판치는 한국에서 이들은 대개 세 가지 중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에서 한인사회는 기부한 정치헌금에 비해 공직에 진출한 정치인이 적어 불편한 점이 많고 필요시 타인종 정치인에 의지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니 하루빨리 우리를 대변하는 한국계 정치인이 나왔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바램이고, 그러기 위해 2세 양성에 힘을 모으자고 모임 때마다 중지를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이들이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공직에 출마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만 해도 미국에서 시의원, 교육위원, 주 및 연방의원 진출이 우리보다 많은 베트남 커뮤니티에 가서는 표와 협력을 구하면서도 쓰러져 가는 지역경제를 되살리고 있는 우리 한인 커뮤니티는 소홀히 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플뿐 아니라 2세, 3세들의 앞날이 걱정되는 바 크다.
능력 있는 인사들은 미국 정계에 진출하여도 조국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이 더 많을 테고 대한민국 역시 그들의 출현을 바라고 있기는 마찬가지 일터인데 정치 지망생들은 한국보다 미국정치로 방향전환을 하면 어떨까 기대하는 마음이다.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은 유학하고 귀국하는 유능한 인재들을 한국 정치계에 진출하도록 도와서 그들이 해외 각국에서 쌓은 학식과 인간관계를 통해 조국에 더 크게 기여하게 했으면 한다. 그리고 영주권, 시민권 가지고 외국에서 생활해온 우리 동포들은 현지에서 정치 지망의 꿈을 이루도록 직간접으로 적극 도와주고, 그들이 한국의 국익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협조체제를 구축함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조국과 해외동포가 유대인 커뮤니티 같이 공조공생 하는 아름다운 관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영석
전 LA 한인회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