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가 아닌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 타운 업소를 찾을 때가 있다. 종종 ‘한번 더 가고 싶은 집’을 만난다. 공통점은 의외로 단순하다. 작은 말 한마디, 속 깊은 배려가 ‘고객 감동’으로 이어진 경우다.
한 번은 타운 내 대형 샤핑몰의 셀폰 가게에 갔다. 상담을 하기 위해 앉았는데 사장이 대뜸 “주차권 주세요. 도장 먼저 찍어 드릴게요”라며 웃는다. 주차 확인도장을 받지 않아 주차장까지 갔다 돌아오는 손님들이 많다며 도장 먼저 찍고 일을 시작하자는 것이다. 작은 배려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매운 맛이 사무칠 때’마다 가는 식당이 있다. 그 집 음식은 풍성한 콩나물과 함께 먹어야 제 맛이라 갈 때마다 “콩나물 더 주세요”라고 청한다. 귀찮을 법도 한데 한 번도 얼굴을 찡그린 직원을 본 적이 없다.
후에 안 사실이지만 이 집 사장은 직원들에게 “나도 내가 아는 사람이 오면 콜라라도 한 잔 더 주지 않겠냐. 너희도 자신의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고 친구는 물론 손님이 무엇이든 더 달라고 하면 기꺼이 퍼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또 있다. 차임벨을 누르지 않아도 방긋 웃으며 다가와 “뭐 더 필요한 것 없으세요”라고 물어주는 커피샵, 반찬 그릇이 허옇게 바닥을 드러내기도 전에 얼른 새 것으로 바꿔주는 식당, 세 명이 가서 팥빙수 하나를 시켜도 숟가락 세 개는 물론 앞 접시까지 챙겨주는 카페, “저번에 같이 오셨던 친구는 안녕하세요?”라며 고객을 기억해 주는 업소. 정말이지 한 번 더 가보고 싶어진다.
이런 곳에서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직원들을 진심으로 격려할 줄 아는 사람이 사장 명함을 내밀게 마련이다.
반대로 다신 안 가고 싶은 업소도 있다. 손님이 들어오면 일단 위아래로 훑어보며 차림새부터 살피는 일부 명품샵, 음식물에서 이물질이 나오면 ‘미안하다’는 말 대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기 바쁜 식당, 고객의 뜻은 무시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물건을 판매하려는 소매점 등이다. 이런 매장의 사장은 경쟁업소 헐뜯기에 바쁘다. 직원들 역시 손님이 들어와도 모여서 수다 떠느라 정신이 없다. 사장과 직원이 똑같은 모습이다.
타운 비즈니스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업소들은 ‘일할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화려한 인테리어로 외향을 꾸미기보다 사장이 먼저 나서 고객 감동을 실천할 때다. 한 발 앞선 직원 교육은 필수다. 소비자는 의외로 작은 것에 감동한다. 돈주고도 못 산다는 ‘고객의 마음’은 진심이 통할 때 지갑과 함께 열리는 법이다.
김동희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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