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테네시주에서 한 젊은 목사가 아내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벌어졌었는데 며칠 전에 캘리포니아의 한 주요 언론이 이 사건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매튜 윙클러라는 이 목사는 설교도 잘 했고 아내와도 금실이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까.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돈 때문이다. 이 도시의 한 상인의 말에 따르면 이 목사의 아내가 물건을 사려다 말고 잠시 어디를 다녀왔는데 남편의 허락을 받고 왔다는 것이다. 돈 쓰는 것 때문에 남모르는 심각한 갈등이 있었던 것 같다.
이 목사의 아내는 돈을 쓸 때마다 생긴 스트레스 때문에 잠자리에 든 남편을 보자마자 저도 모르는 사이에 총을 쏜 것 같다. 삶의 연륜이 너무 짧은 것이 상관이 있는 것 같다. 이 사건은 내 머리 속에 문득 경험론의 주창자인 영국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이 한 말을 떠올린다.
“젊은 사람들은 판단하는 것보다 발명하는데 더 알맞고, 의논하는 것보다 실천하는데 더 알맞고 또한 안정된 직장보다 새로운 사업을 찾는 데 더 알맞은 세대다.”
베이컨은 모든 문제 해결의 열쇠를 경험과 과학적 방법에서 찾은 철학자다. 경험이 부족한 젊은이들이 하는 일은 위험을 안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힘이 좋은 젊은이들만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다. 스포츠다. 스포츠는 젊은이들만 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운동도 경험이 뒤따라야 더 잘할 수 있다.
그런데 운동은 그렇다 치더라도 많은 경험과 올바른 과학적 방법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야는 너무나 많다. 먼저 사람의 몸과 질병을 다루는 의사가 경험이 적을 때 일어나는 부작용을 한번 생각해 보자. 시카고 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의사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한 환자를 진료하고 나서 손을 씻지 않고 또 다른 환자를 진료한다. 더구나 2000년에 미국의 300개의 병원에서 약 9만명의 환자가 죽었는데 그 가운데 7만5,000명은 환자 스스로의 질병 때문만이 아니라 병원의 오염된 환경에서 생겨난 박테리아가 환자에 옮겨와 죽었다고 한다. 이것은 바로 연륜이 짧고 경험이 적은 의사들 때문일 것이다.
사람의 마음과 신앙을 다루는 목사는 어떤가. 목사는 목회를 하는 스승이다. 삶의 연륜이 짧고 여러 가지 풍파를 겪지 않는 젊은 목사가 올바른 스승 노릇을 할 수는 없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 교회는 젊은 목사를 너무 좋아하는 것이 문제이다. 설교는 오랜 세월을 거쳐서 터득한 기쁘고 슬프고, 즐겁고 괴로운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힘으로 해야 된다.
인생은 60부터라고 하는 말이 괜한 말은 아니다. 인생을 알만한 나이란 뜻이다. 젊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열쇠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베이컨의 말에 한번쯤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
윤 아브라함
명예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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