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의 한 대학에 재직 중인 S교수는 몇주 전 몹시 불쾌한 경험을 했다. 같은 분야의 미국인 교수가 긴히 나눌 이야기가 있다며 만나자고 해놓고는 약속장소에 나타나지를 않은 것이었다.
“처음에는 ‘좀 늦나보다’ 하며 10분, 20분 기다렸지요. 그런데 1시간이 지나도록 전화도 없고, 사람도 나타나지 않자 정말 화가 나더군요. 완전히 무시를 당한 기분이었어요”
집에 돌아와서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하자 상대방의 태도는 뜻밖이었다.
“아니, 이메일 안 받았어요? 내가 사정이 있어서 다음에 만나자고 이메일을 보냈잖아요”
이메일이 커뮤니케이션의 영순위 매체로 정착하면서 적잖이 발생하는 해프닝이다. 보낸 사람은 분명히 보냈는데 받아야 할 사람은 받지를 못해 엉뚱한 오해를 사는 일이 생기곤 한다.
LA의 한 직장 여성도 최근 비슷한 경험을 했다. 주말에 하는 음악회에 친구 몇 명이 같이 가지 않겠느냐는 한 친구의 제의를 본의 아니게 묵살하고 말았다. 친구가 보낸 이메일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이메일을 뒤져보니 메일은 휴지통에 들어가 있었다. 컴퓨터가 제멋대로 스팸으로 분류해서 주인이 보기도 전에 휴지통에 버린 것이었다.
이메일의 장점은 편리함과 신속함이다. 언제 어느 때나, 어디에 있는 누구에게나 보낼 수 있고, 보내는 순간 상대방이 받을 수 있으니 이 보다 더 편할 수는 없다. 아무리 많은 자료를, 아무리 많은 사람들에게 보내도 비용 한푼 들지 않으니 경제적이기도 하다.
이런 편리함에 길들여지다 보니 어쩌다 컴퓨터가 고장나서 이메일이 차단되면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분야에 따라서는 업무가 마비되는 일도 생긴다. 문명의 이기라고 좋아하다 보면 그 이기에 오히려 우리가 발목 잡히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메일도 마찬가지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하루에 떠도는 이메일은 840억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이 된다. 편리해서 너도나도 사용하다보니 너무 많아져서 공해 수준이 되었다. 문자 그대로 계륵이다.
아침마다 이메일을 열면 보통 수백개씩 메시지가 들어와 있는데, 개중에는 꼭 필요한 메시지가 있으니 그대로 버릴 수도 없고, 필요한 몇 개를 찾느라 그 많은 메일을 일일이 확인하고 휴지통에 버리자면 시간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쩌다 바빠서 며칠 이메일을 처리 못하면 수천 개씩 쌓이니 쓰레기 더미가 따로 없다.
그래서 컴퓨터가 알아서 ‘쓰레기’를 치워주었으면 하고 스팸처리 기능을 작동시키면 엉뚱한 일이 생기곤 한다. 컴퓨터가 잘못 스팸으로 분류해서 중요한 메일을 못 받게되는 것이다.
이메일 시대에 괜한 오해를 빚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 한가지를 약속해야 하겠다. 메일을 받으면 반드시 ‘받았다’는 답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으로부터 답장을 못 받으면 메일이 도착 못한 상황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다.
이래저래 요즘 다시 애용되는 것은 전화라고 한다. 뭐니뭐니 해도 상대방 목소리 들으며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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