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지도에 관한 도움을 받고자 전화로 수년간 상담을 요청해 오는 부모들이 많다.
때로는 4,5년씩 얼굴은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사춘기 자녀를 키우면서 자녀와의 대화, 그리고 그들의 행동과 의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고자 “아이가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의 이런 말과 행동이 아이에게 도움이 된 것일까요” 등 아주 작은 일에서부터 실제적인 행동접근 시도를 위한 구체적 질문들을 하며 도움을 구한다.
한인사회에는 자녀 문제에 성숙하게 대처하는 부모들이 많은 반면 자녀를 위해 상담을 요청해 오거나 아동보호국으로부터 상담명령을 받아 오는 분들 중에 상담을 어렵게 만드는 부모들이 심심찮게 있다.
상담자에게 피상담자는 적어도 정직하게 마음을 열어야 하며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인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묘하게 그것을 커버하며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 요인이 되는 것을 회피하려고 하는 부모들이다.
‘상황이 어쩔 수 없었기 때문에’ ‘살아가느라 바빠서’ ‘나는 최선을 다했고 삶에 성실했다’ 는 등의 이유로 정당성을 부여하려 한다. 물론 상담자로서 그들의 삶의 어려운 상황, 여건들을 충분히 이해하는 바이지만 그것에 원인을 돌리는 자세는 그 가정과 자녀의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최대의 적이 되고 방해가 된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이러한 증상을 만들어내는 요인을 ‘악성 나르시시즘’이라고 정의하는데 자신이 일을 그르거나 문제의 요인이 되는 것이 바로 자신 탓인데도 그것을 부인하거나 다른 곳으로 돌리려하는 심리를 말한다.
이 때 상담자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한데 그것을 병으로 인정하고 그것을 불쌍히 여기며 그런 태도에 대해 혐오하기보다는 사려 깊은 동정심을 가지고 치유를 목적으로 잘 접근해야 한다.
우리 모두에게는 어느 정도의 나르시시즘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가정을 위협하고 자녀들을 망가뜨리는 문제가 나와 내 가정에 있는데도 이러한 악성 나르시시즘으로 인해 자기 방어와 변명으로 자기만을 보호하려 한다면 결국 피해는 나와 내 가정이 될 것이다.
자녀의 문제와 아픔으로 고통 당하는 한인가정에는 이러한 악성 나르시시즘의 증상을 가진 부모들이 의외로 많다. 이들의 공통적인 태도는 꾸준히 상담에 응하지 못하고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가정과 자녀의 문제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부모들은 자신과 가정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 요인을 찾으려고 하고, 정직히 인정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으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잡히고 해결을 향한 첫 걸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상숙
유스 앤 패밀리
포커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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