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은 공산혁명 정부의 지배력이 아직 취약할 때 들이닥친 독일군과의 협상에서 러시아를 보호하기보다는 자신의 생명과 권력유지의 길을 택했다. 러시아 인구와 농토의 3분의1을, 탄광의 90%, 그리고 광대한 중공업지대를 독일에 내주는 매국행위로 권력 유지는 가능했다.
그는 혁명에는 천재였으나 단지 시대를 앞서가는 이기적 이상주의자일 뿐이었다.
후계자 스탈린은 그와 달랐다. 선배 혁명동지를 모두 제거하고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면서 레닌에 의해 잃은 영토 회복은 물론 한반도 2배 넓이의 영토 확장과 동구에 위성국을 세워 실망과 가난에 허덕이던 국민에게 러시아 민족의 위대함을 일깨워준 현실주의자이고 민족주의자였다.
러시아인 6명당 1명을 살해한 그가 살아남은 5명으로부터 ‘조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유이다.
해방 한달 남짓 후, 낡은 소련 군함 한 척이 원산항에 정박할 때는 가을의 쌀쌀한 오후였다. 그 배의 지하층에서 내리는 김일성 일행을 맞는 환영인사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 일전에서 한일이 없었음을 확인시키고 단지 스탈린에 의해 선택되어 권력이 쥐어졌음을 묵시적으로 알리는 소련의 정치적 의도였다. 그런 그가 ‘절세의 애국자이며 민족의 영웅이고 태양이며 혁명의 영재’로 다시 태어나는데 걸린 한 달의 시간은 그에게 너무도 길었다.
벼락출세한 별 능력 없는 청년의 충정은 6.25동란의 무모한 모험으로 나타났다. 전후 생명 부지도 어렵던 와중에 참전 대가를 요구하는 중공과의 백두산 연안 국경선 협상에서 그의 자세가 독일군 앞에 앉은 레닌보다도 얼마나 더 허약했을까를 짐작키는 어렵지 않다.
스탈린의 승인 하에 작성된 중공 협상대표가 건네준 문서에 서명하는 것 외에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었을까.
중국 대륙이 통일되면 한반도 백성은 언제나 고통을 겪었다.
한반도 백성의 분열을 틈타 중국이 중화 팽창의 기치를 들고 거짓말하며 또 한반도로 몰려오고 있다. 한민족의 성산 백두산에서 성화를 채화하고 그 곳을 관광지로 개발함으로써 한민족의 긍지를 손상시키고 있다.
그런데도 동족에게는 못할 말 없이 입이 험한 북녘 당국자는 정작 벙어리가 되어 말이 없다.
북녘 당국은 남은 반만의 산이라도 명예스럽게 지킴으로써 후세에 전할 의무와 권리가 주어진다. 이는 아버지 세대가 범한 과오를 씻고 그가 중국을 어버이로 섬긴 한반도의 마지막 통치자였음을 확인시키는 일이다.
부패한 지도자들이 모인 국제회의에 참석해 죽는소리하기보다는 좀 더 잘 사는 남녘 동포를 찾아 통 큰 대화의 기회를 만드는 것이 통일에 더 가까이 서는 일이다.
통일 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킨 정치세력으로 재건되는 기회가 있을 것을 상상해 보는 일은 결코 현실과 먼 얘기만은 아니다. 영원한 것은 오직 민족일 뿐이다.
백만옥
전 고교 역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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