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혐의 일심회사건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일심회 핵심인물 장민호(44, 구속중)씨의 북가주 행적도 관심사다. 성균관대 국문학과 재학중 82년 미국유학길에 오른 장 씨가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후반까지 북가주에 ‘들락날락 살았던’ 과거 때문이다.
장 씨는 86년부터 87년까지 7개월가량 J일보 SF지사에 근무했다. 당시 그를 면접했던 전직 언론인 등에 따르면, 장 씨의 행동에서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국정원 발표에서도 장 씨는 기자생활을 그만둘 즈음 또는 그 직후인 87년 북한 대외연락부 소속 김형성(가명)에게 포섭된 것으로 돼 있다.
장 씨의 북가주 생활과 관련해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문학청년에서 IT전문가로 변신한 그가 93년 미 시민권 취득 뒤 98년-99년 실리콘밸리에 있는 정보통신부 산하 KSI(현 iPark)에서 마케팅 매니저(부장급)로 근무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IT정보가 장 씨에 의해 북한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장 씨가 일심회 결성에 본격 나선 것도 이 즈음이다.
한편 iPark의 한 관계자는 31일 익명을 전제로 “한국에서 국정감사중인 국회의원 보좌관 등으로부터 문의전화를 받느라 오늘(31일) 새벽 3시까지 대기상태에 있었다”며 “하지만 (장 씨가) 아이파크의 전신인 KSI에 있었던 것이 8-9년전 일이고, 주변에 그에 대해 아는 이들도 없어 대답해 줄 것이 없다는 말밖에는 못해줬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산업정보 유출 여부에 대해 관련 부서인 정보통신부를 추궁하고 있지만, 장 씨가 당시 부장이란 직급으로 실무만을 담당했을뿐, 산업정보를 빼돌릴만한 위치에 있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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