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 출마 14명 당선. 당선율 82%. 11월7일 중간선거에서 한인 후보들이 거둔 성적표이다. 중간선거에서 나타난 한인 후보들의 약진은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과 관련해 상당히 고무적이다. 당선자수와 당선율이라는 수치면에서도 역대 최고의 성적표이지만 내용은 더욱 의미가 있다.
우선 신·구의 조화가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당선의 기쁨을 맛 본 한인은 전체 당선자 가운데 절반 가량에 이른다. 그동안 새로운 한인 도전자들 대부분이 패배의 고배를 마셨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이다. 또 샌프란시스코 교육위원으로 당당히 선출된 당찬 20대 제인 김씨에서부터 워싱턴주 하원의원에 여유 있게 재선된 70대의 신호범씨에 이르기까지 연령별 세대별로도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한인사회의 정치적 리소스가 갈수록 다변화되고 있음을 뒷받침해 주는 것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또 이번 중간선거에서 한인사회는 참여 측면에서도 상당히 고무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커뮤니티의 정치력을 끌고 가는 힘은 ‘정치인 배출’과 ‘정치 참여’라는 두 바퀴이다. 선거를 앞두고 유관 한인단체들의 지속적인 캠페인 결과로 4,000명이 넘는 남가주 한인들이 신규 유권자 등록을 했다. 그런 만큼 어느 때보다도 많은 한인들이 투표장을 찾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인들의 정치력과 관련해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사상 두 번째 흑인 주지사와 첫 이슬람 연방하원의원 탄생 등 긍정적인 조짐들이 많이 나타났다. 미국사회가 소수민족들에게 점차 열린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쳐 볼 수 있는 대목들이다.
그러나 정치력과 관련한 커뮤니티의 숙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한인사회는 한인후보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이들을 도왔다. 그렇지만 당락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표심에 있어서는 아직 강력한 힘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인들과 비슷한 머릿수와 자금력을 가지고도 정치력에 있어서는 큰 힘을 보이고 있는 플로리다 쿠바 커뮤니티의 사례는 한인사회도 관심 있게 연구해 볼 만하다.
한인사회는 이번의 정치적 성공들을 토대로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제는 연방의회, 그리고 LA 같은 대도시 시정에 참여할 한인 정치인들을 배출해야 하며 그럴만한 충분한 역량이 있음을 이번 선거를 통해 증명했다.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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