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협 고비용 기용, 좌시하지 않을 것 vs 예능 PD 시청률 위해 어쩔 수 없어
강수정 김병찬 등 스타 아나운서들이 줄줄이 KBS를 퇴사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이 기존에 자신들이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계속 맡게 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 아나운서가 현재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KBS ‘해피선데이’의 ‘1% 위원회’ 코너, ‘연예가 중계’, 쿨 FM ‘강수정의 뮤직쇼’ 등. 김 아나운서는 ‘사랑의 리퀘스트’의 MC를 맡고 있다.
아직까지 이들 아나운서가 이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맡을 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강 아나운서가 맡은 프로그램의 경우 ‘연예가중계’과 ‘강수정의 뮤직쇼’ 제작진이 강 아나운서의 기용 희망 의사를 강하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KBS 아나운서협회, 프리 아나운서 바로 기용 반대 입장 표시
현재 프리랜서 아나운서의 기용에 대해 아나운서팀과 예능팀 사이에 이견의 골이 깊은 상황. 아나운서팀 측은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퇴직하자마자 자사 프로그램에 그대로 기용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 예능팀의 일선 PD들은 시청률과 청취율 전쟁에서 이같은 선택은 어쩔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KBS 아나운서 협회는 7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최근 언급되는 KBS의 위기는 한 마디로 재정적 위기다. 이런 와중에 스스로 키운 아나운서를 고비용으로 다시 쓰는 행태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라며 이에 대해 아무런 의식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도리어 이들의 프리랜서화에 날개를 달아주거나 동조하는 움직임이 있다면 우리 아나운서들은 이를 좌시하지만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KBS 아나운서 협회는 프리랜서를 선언한 아나운서들에게 KBS를 떠나 더 넓은 장으로 떠나는 그들을 격려해 주고 싶은 마음도 한편으론 있다면서도 하지만 `KBS 아나운서`의 자리를 내려 놓는 순간 KBS의 아나운서로서 누렸던 프리미엄도 함께 놓고 가기를 바란다. 그것이 진정 공정한 게임의 법칙이다고 말했다.
정용실 KBS 아나운서 협회장은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의 경우 프리랜서를 선언한 후 일정 기간 동안 NHK의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규가 있고, 이에 따라 KBS도 1년간 자사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규를 마련한 바 있다며 KBS는 과거 정해진 내규에 따라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의 KBS 프로그램 출연에 일정 기간 유예를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협회장은 이어 아나운서들이 회사를 떠나자마자 계속 KBS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시청자들은 이 아나운서가 프리랜서인지 KBS 소속인지 잘 알 수 없게 된다며 상업 광고 등에 출연하는데 아무런 제재가 없는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이 KBS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결국 KBS가 시청자들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능 제작진 프리선언하더라도 경쟁력 있으면 계속 기용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 측의 입장은 이와는 상반된다. 예능팀의 한 PD는 예능팀 PD들은 하루하루 시청률표를 보며 다른 방송사를 이겨야 한다는 독기를 품고 프로그램을 만든다.
또 시청률이 안나오면 프로그램의 막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도 직면한다. 1TV와는 달리 2TV는 그야말로 정글의 법칙대로 움직이는 채널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사람을 프로그램에 기용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PD는 이어 현재 출연하고 있는 아나운서가 프로그램을 잘 이끌어 주고 있는데다 시청률도 올라 이 아나운서가 프리랜서 선언을 해도 계속 기용하고 싶은 마음이다고 밝혔다.
이렇게 양측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의 기용 여부는 내주 논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기사제휴]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오미정 기자 om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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