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맘때쯤 중국산 기생충 알 김치 사건으로 한인타운이 떠들썩했었다.
당시 이 사건은 한인언론에 의해 집중적으로 보도됐고, 김치업계는 된서리를 맞았다. 언론의 이같은 보도로 김치업계는 기생충 알 파동으로 일시적으로 판매부진 등의 피해를 입었겠지만, 김치가 좀더 청결한 환경에서 제조되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데 한 몫을 했다.
언론의 역할과 책임은 부조리를 바로잡고 사회문제를 해결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또 이를 위해서는 공명정대한 보도가 뒤따라야 한다.
언론의 이같은 기능은 기업가들에게 보이지 않는 압박으로 작용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든든한 보호막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악용하려는 소비자들이 존재하는 것 또한 우리의 현실이라는데 깊은 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먹는 것과 관련된 것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상황에 따라 그 후폭풍은 엄청날 수 있다.
한국에서 벌어졌던 만두파문 당시, 모든 제조업체들이 파렴치한 업체로 몰리는 바람에 소비가 극감하면서 중소기업 사장이 결국 스스로 목숨까지 끊었을까.
얼마전 받았던 제보 역시 다분히 이기적인 것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 제보자는 “과자에서 벌레가 나왔다”며 “제조상의 실수를 범한 제과업계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의도를 밝혔다. 하지만 1시간도 안돼 이 제보자는 다시 전화를 걸어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기사화를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아마도 자신이 기대했던 보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소비자가 구입한 식품으로 인해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었다면 제조업체로부터 응당한 피해보상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더 많은 피해보상을 받기 위해 언론을 이용한다면 이는 정당한 행동이 아니다. 더욱이 언론에 일단 찔러놓고 제조업체가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하길 바라는 식의 제보태도는 더 많은 피해자를 양산할 뿐이다.
의식있는 시민들의 제보는 기자의 눈과 귀가 되어 사회의 그늘진 곳까지 볼 수 있게 도와준다. 언론은 또 이같은 제보를 바탕으로 공익을 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언론이 공정한 보도를 할 수 있도록 좀더 건강한 사고방식을 가졌으면 한다.
<심민규>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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