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첫 만남 되새기며 불교와 새로 만나다
어머니의 기도는 더 간절하다. 어머니의 음성은 더 감미롭고 포근하다. 어머니의 손으로 느껴지는 자력은 더 강하고 그만큼 더 자애롭다.
어머니. 그들과 부처님 세상을 이어준 인연의 끈은 주로 어머니였다. 어렸을 적, 물 떠놓고 비는 어머니의 기도를 통해 하나둘 감염됐다. 노래인듯 자장가인듯 어머니의 그윽한 가락에 휘감겨 자라면서 알게 모르게 그들의 몸에 마음에 부처님 세상의 소리가 배었다. 때로는 안가겠다고 떼쓰면서 때로는 멋모르고 졸랑졸랑 따라가면서 어머니 손잡고 간 절 분위기에 그들은 시나브로 길들여졌고 그것은 그때부터 혹은 한참 뒤에 그들이 제 발로 절을 찾는 익숙한 오솔길이 됐다.
18일(토) 오전 10쯤부터 약 2시간. 카멜 삼보사(주지 연관 스님) 법당에 밥상 놓고 방석 깔고 도란도란 둘러앉은 오클랜드 보리사(주지 형전 스님) 불자들이 돌아가며 한잎두잎 내놓은 불교와의 인연 이야기는 내버려두면 끝이 없을 것 같았다.
더러는 죽음 생각에 빠질 정도로 심하게 앓은 뒤에 삶을 찾아서, 더러는 직장에서 학교에서 절망의 늪을 헤맨 뒤에 희망을 찾아서, 더러는 감당 못할 위기를 이겨낸 뒤에 스스로 감사해서, 스스로 찾아가 부처님전에 무릎을 꿇은 경우도 있었다.
지난 10월 문을 연 보리사의 첫 나들이 수련법회는 자동차로 약 2시간30분이 걸리는 꽤 먼 보리사- 삼보사 원정끝에 17일 밤부터 18일 낮까지 이어졌다. 어린이 불자들을 포함해 약 30명이 참가했다. 첫날 밤 10시 시작된 입제식에서 108배를 하는 동안, 허리 다리 시원치 않아 하는 데까지 해보리라던 어느 노처사는 1배 1배 올릴 때마다 스님이 외는 게송에 “(마음이) 찔려서” 계속했노라고 했다. 어린이 불자들도 더러 순서를 건너뛰며 완주했다. 입제식 뒤 몇몇 불자들은 모처럼의 산사 외박을 즐기는 대신, 새벽예불 시간까지 눈을 붙이지 않고 사이사이 참선과 540배 등을 곁들여 철야정진했다.
18일 새벽 4시에 시작된 새벽예불에 이어 6시-7시 아침공양에서는 발우공양(불교식 식사법)을 직접 체험했다. 약 40분동안 휴식 겸 포행(주변 산책)을 한 참가자들은 9시부터 1시간동안 형전 스님의 법문을 들은 뒤 불교와의 인연 등을 털어놓는 자유토론, 점심공양, 울력(경내외 정리정돈)을 마치고 예정보다 30분가량 늦은 오후 2시쯤 해제식을 가졌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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