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푸드섹션 레스토랑 가이드 취재차 샌타모니카에 위치한 한 프랑스 레스토랑을 찾았다. 프랑스 요리를 포함, 내노라하는 유명 요리를 섭렵하는 기자였지만 제대로 된 감동은 찾지 못한 터라 약간은 시큰둥한 마음이었다. 그러나 이 식당이 선보인 ‘제대로 된’프랑스 요리의 탁월한 맛과 모양에 미각과 시각이 한껏 호사를 당한 기자는 요리에 관한 음식관이 송두리째 바뀌는 신선한 경험을 하게 됐다.
한식을 가장 선호하는 토종 중의 토종 입맛을 갖고 있던 기자였지만 세상에는 아직도 탐험해야 할 각양각색의 요리가 있으며 이들을 한 번씩만 맛 봐도 부족한 인생에서 한 가지 요리만을 고집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를 새삼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LA를 비롯한 남가주에는 프랑스 요리뿐만 아니라, 이탈리안, 인도, 멕시칸 등 세계 각국의 음식과 식당의 종류가 무궁무진하다. 본보의 한인 업소록에 따르면 LA지역에만 한식당 520개를 포함, 총 1,100여개의 식당이 등록 돼 있으며, LA 타임스의 위클리 매거진 ‘웨스트’도 매해 ‘레스토랑 이슈’를 발간, 음식 평론가들이 선정한 가 볼만한 식당 250여 곳을 해마다 소개하고 있다.
남가주에 얼마나 많은 수의 식당이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웬만큼 유명하다는 식당은 섭렵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음식 평론가들조차도 아직도 가 봐야 할 식당들이 넘치도록 많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식사때면 식당 고르기에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이 많다.
기자는 이미 맛있다고 입 소문이 났거나 혹은 무언가 특별한 아이템이 있어 소개할 만한 식당을 선별적으로 찾는데 그 식당이 가진 장점과 특징에 초점을 맞추고 취재를 하다보면 모든 음식은 호기심과 연구의 대상이 되며 그러다 보니 모든 음식은 각각의 특성과 모양을 지닌 하나의 독특한 작품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라도식 추어탕을 선보이는 한 식당은 전라도 손맛이 느껴지는 겉절이와 게장, 홍어회와 함께 한국 군산에서 직접 담가왔다는 황석어 젓갈 등 전라도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맛깔 나는 반찬들을 서브하며 건강식을 내세운 한 오리전문 식당은 영양학적으로 오리고기와 가장 좋은 궁합을 이루는 한방재료들을 각 요리에 곁들인다. 이들 식당들은 밑반찬과 서브하는 방식을 통해 그 지역 음식의 문화와 함께 주방장의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
지구촌 곳곳의 인종이 모여 사는 LA야 말로 각양각색의 식당들이 우후죽순 들어선 그야말로 ‘맛의 천국’이 아닌가.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 하나씩만 맛 봐도 시간이 모자랄 것이다. 세상은 넓고, 맛 볼 것은 많다.
<홍지은> 특집 1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