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인이 노래했다. 가을이 노랗게 병들었다고. 이렇듯 병들어 노래진 가을을 애처로움으로 느끼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나는 노란 잎에 휩싸인 나무를 꽃의 여왕인 장미보다도 화사하고 아름답게 바라보고 있다. 특히 노란 빛에 어우르는 듯 잿빛 하늘이 자리할지면 난 아늑한 황홀감을 맛본다.
드높은 파아란 하늘은 가을임을 옳게 전해준다. 하지만 점차로 사멸해가는 것들을 안타까이 여기며 우울한 색조를 보이는 것이 진정한 가을이라 생각한다.
태초에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온갖 것을 창조하신 후 사람을 지으셨다. 독처하는 사람을 안 좋게 여기셔서 서로의 마음과 필요를 더불어 나눌 또 한사람, 여자를 지으셨다. 그럼으로 해서 천지창조 이후로 남자와 여자는 조화를 이루면서 지구 역사를 지켜왔다. 이런 사실을 가요의 노랫말이 일깨워 준다. ‘지구의 반은 여자, 지구의 반은 남자’라면서.
몸과 마음이 정신없이 자라던 중학교 2학년 생물시간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남자의 어깨가 여자보다 더 넓은 것은 안아주기 위해서 라면서 얼굴이 홍당무로 변하셨다. 생물 선생님이 남자였던 때문이다.
돌연 그 생각이 떠오르면서 난 의문에 잠겨야 했다. 내 어깨는 우람함이 느껴질 만치 넓은 때문이다. 그러면서 ‘공평하신 하나님’ 복음성가를 생각했다. 걷는 것을 거부하는 다리 덕분에 난 휠체어의 도움으로 장소 이동이 가능하다. 누군가가 내 팔뚝을 보고는 우스개 소리로 자기 다리보다 굵다고 했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무안해 했었다. 그런데 조화에 관하여 생각하니 내 어깨, 팔에게 감사함이 느껴졌다. 다리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는 그 희생이 아름다움으로 찬란히 빛나면서 말이다. 조화를 지키기 위한 희생임으로 해서…
세상적으로 보면 나는 빈곤하다. 하지만 외적인 빈곤을 채워주려는 듯 마음은 풍요롭다. 마음의 풍요가 궁핍함에 조화를 이루어줘 난 괜찮게 지내고 있다.
괜찮다? 달리 말하면 당당하게 지낸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수학적, 과학적으로 이뤄낸 조화보다는 인위적인 조화가 우리가 사는데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부순 /버크,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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