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나라은행장에 여성 민 김씨가 결정됐다는 뉴스는 늦은 감은 있지만 반가운 소식이다. 남가주에 기반을 둔 13개 한인은행 전체 직원 2,000여명 가운데 여성 비율은 70%를 넘어서고 있으며 5대 은행 79개 지점 가운데 여성 지점장은 55명으로 역시 70%에 달하고 있다. 한인 금융계에서 여성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과 위상을 고려할 때 여성행장 탄생은 시기의 문제였을 뿐 필연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여성 최고경영자의 등장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시대가 바뀌면서 여성 근로자의 규모와 역할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도 여성들은 승진과 임금 등에서 차별을 겪고 있다. 과거보다는 그 차별이 많이 해소되고 있지만 여전히 격차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 8월 미 사회학회는 주목할 만한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여성들이 최고경영진에 포진한 기업일수록 그 기업 내의 여성 근로자들이 차별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중간계층에 여성간부들이 아무리 많아도 남녀간 차별 해소에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여성이 최고경영자에 앉는 것만큼 효과적인 남녀 차별 해소책은 없다는 것이다.
한인여성들은 당당히 커뮤니티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많은 조직과 직장에서 여성들이 정당한 처우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여성행장의 탄생은 이런 차별을 시정해 나가는데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도 일터에서 열심히 땀 흘리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에게는 희망이 될 것이며 한인사회 내에 잔존하고 있는 여성에 대한 일부 편향된 시각을 바로 잡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미국의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 중 여성은 아직도 10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인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여성행장 탄생은 한인사회가 21세기에 걸맞는 리더십 구조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커뮤니티는 앞으로 민 김 행장의 경영 행보를 관심을 갖고 주시하게 될 것이며 그런만큼 선구자로서의 그의 책임은 막중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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