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는 학, 사슴과 함께 십장생에 속하는 동물이다. 거북이가 오래 산다는 것은 옛날부터 널리 알려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학과 사슴을 거북이와 같은 반열에 놓는 것은 거북이에 대한 실례다. 학과 사슴의 평균 수명이 고작 30~50년 정도인데 반해 거북이는 그 몇 배를 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인도 캘커타 동물원에서는 아드와이타라는 이름의 거북이가 죽었다. 이 거북이의 나이는 250세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보다 역사가 오래된 셈이다. 또 지난 6월에는 해리엣이라는 거북이가 176세를 일기로 호주 동물원에서 사망했다. 이 거북이는 171년 전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 섬에서 잡아온 것이라 한다.
최근 들어 동물학자들의 거북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다른 모든 동물들과는 달리 거북이의 신체는 좀처럼 늙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100년 묵은 거북이의 내장이나 10대 소년 거북이의 내장은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하지 않는 한 한없이 살 수 있는 동물이 거북이라는 것이다. 일부 암 거북이는 40~50대가 되어야 성적으로 성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런 거북이를 잡아먹는 것은 장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간이 건강히 오래 사는 길은 야채와 과일 위주로 식단을 짜고 조금 먹으며 부지런히 운동하는 길밖에 없다는 것은 이제 공인된 진리다.
둔하고 느려 터져 보이는 거북이지만 매년 자기가 태어난 바닷가로 돌아와 알을 낳기 위해 5대양을 건너는 끈기와 집념을 갖고 있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뿐만 아니라 거북이에게는 찾아간 바닷가 모래가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갔을 때는 인근 해변으로 옮겨 알을 낳는 융통성도 있다.
또한 멍청해 보이는 눈은 1마일 떨어진 호수에 비친 햇빛을 감지하고 찾아갈 정도로 날카롭다. 최근 과학자들은 거북이가 고래처럼 초저파를 발사, 땅의 진동을 이용해 정보를 교환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거북이가 지상에 출현한 것은 2억3,000만년 전으로 추산된다. 뱀이나 악어, 심지어는 공룡보다 오래된 셈이다. 전 세계에 존재하는 거북이 종류는 250종에 달하며 남극을 제외한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지만 불행히도 이 중 절반이 생태계 파괴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뭔가 어수룩하고 서툴며 누구도 해칠 것 같지 않은 용모를 한 거북이는 인간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파충류다. 웬만한 일에는 좀처럼 흥분하지 않고 느리지만 탄탄한 걸음으로 어떤 동물보다 멀리 가며 오래 사는 거북이는 어떻게 우리가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에 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새해에는 거북이 같은 삶을 설계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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