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중요한 결정들이 제비뽑기를 통해 이뤄진 사례들이 많이 나온다. 처음 여호수아가 땅을 분배할 목적으로 사용한 이 방식은 금기를 어긴 죄인을 찾아내거나 제단에 바칠 염소를 고를 때도 사용됐고 초대 이스라엘 왕인 사울도 제비뽑기를 통해 선출됐다.
또 예수를 배반한 유다의 자리를 메울 사도로 맛디아가 결정된 것도 제비뽑기를 통해서였다. 다수결이라는 민주제도가 등장하기 전 시대의 이야기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정신은 당시 하나님 백성들이 가지고 있던 “하나님의 뜻이 제비뽑기의 결과를 통해 나타날 것”이라는 확고하고 순수한 믿음이었다.
금년 한해 한인교회에서는 크고 많은 분쟁들이 꼬리를 물었다. 담임목사 은퇴에 따른 후임 선출을 놓고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는가 하면 재정집행의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이 교회의 헤게모니 다툼으로 비춰진 경우까지 있었다. 다수결에서 밀린 장로들이 현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교회는 한인사회에서 영적인 측면에서 뿐 아니라 사회·교육적으로도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전국의 한인교회수가 3,000개를 넘어선지는 오래다. 개교회들의 규모 또한 커져 이제는 연예산 1,000만달러 정도는 돼야 대형교회라는 소리를 듣는다. 외형적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그같은 성장에 걸맞는 영적인 성숙을 이루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교회 분쟁이 지니는 가장 큰 심각성은 몇몇 교회의 다툼이 많은 다른 교회 교인들과 비신자들에게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게 된다는 점이다.
교회도 인간이 모이는 곳인 만큼 갈등과 분쟁이 없을 수 없다. 초대교회에도 그런 모습이 있었다. 문제는 그것을 해결해 가는 방식이다. 세상의 이치와 법리로 매듭지으려는 것은 신앙적인 자세가 아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울부짖음이 더 필요하다. 단 한번이라도 분쟁의 당사자들끼리 손을 맞잡고 눈물의 기도를 한 적이 있는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신앙의 공동체에 요구되는 것은 이처럼 관용과 용서를 바탕으로 한 최고수준의 도덕률이다.
며칠 있으면 예수가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어린 양으로 세상에 오신 날이다. 성탄의 계절에 모든 목회자들과 교인들은 한번쯤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예수님은 지금 우리 교회를 보고 뭐라 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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