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시리즈 21번째 작품인 ‘카지노 로얄’이 전세계적인 흥행 성공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2002년 개봉했던 ‘007 어나더데이’의 실패를 답습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을 ‘악의 제국’으로 설정한 ‘007 어나더데이’는 세계적인 흥행 성공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 시장에서만 60여만 명의 관객만을 끌어모으는 데 그쳐 흥행 참패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의 연예전문 버라이어티지는 29일(현지시간) ‘카지노 로얄’의 전세계 흥행 수입이 최근 4억4천800만 달러를 돌파, 지금까지 최고 기록을 보유해온 2002년작 ‘어나더데이’의 4억3천100만 달러를 추월하면서 본드 영화 역대 최고 흥행작이 됐다고 보도했다.
버라이어티는 지난 11월 미국에서 개봉된 ‘카지노 로얄’이 이전 본드 영화들과는 달리 거칠고 끊임없이 시련에 부딪히는 본드의 새로운 이미지와 007의 신기한 첨단무기보다는 인물의 깊이를 그려내는 데 집중하는 변화로 비평가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외신을 통해 전해지는 이 같은 소식과 달리 국내 영화시장에서 ‘카지노 로얄’은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부진한 흥행 성적을 기록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있다.
지난 21일 한국에서 개봉한 ‘007 카지노 로얄’은 25일까지 전국에서 57만여 명이 관람해 같은 날 개봉한 ‘박물관이 살아 있다’와 ‘중천’ 등이 100만명을 훌쩍 뛰어넘은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카지노 로얄’은 신정 연휴를 앞둔 29일 현재 영화전문 예매사이트 맥스무비의 예매점유율 집계에서도 ‘박물관이 살아 있다’(29.47%), ‘미녀는 괴로워’(22.39%) 등에 한참 못 미치는 한자릿수(5.54%)의 저조한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하위권으로 밀려나 향후 흥행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상태다.
영화 전문가들은 냉전 시대에 인기를 끌던 007 시리즈의 전통적인 선악 대립구도가 가치관이 변한 국내 관객에게 더이상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쇼박스 관계자는 ‘어나더데이’를 기점으로 ‘세계시장 흥행 성공=한국시장 흥행실패’의 007 시리즈 흥행 구도가 공식화되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면서 007 시리즈가 지금까지와 같은 주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더이상 한국 관객에게는 큰 소구력을 갖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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