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분위기, 주방장의 손맛, 주인아주머니의 푸짐한 인심 등 평소 식당 선택에 깐깐함을 보이는 기자도 프리스쿨 다니는 아들 녀석을 동반한 가족 외식을 할 때만큼은 선택 기준이 조금 달라진다.
세 살 난 아이와의 원활한(?) 외식을 위해 식당을 선택할 때면 평소 깐깐하게 따지던 기준들은 모두 뒷전이고 ‘아이를 배려하는 식당’인지 아닌 지의 여부를 가장 먼저 고려하게 된다. 아이 엄마로서 이러한 기준을 갖게 된 데는 타운의 몇몇 식당에서 경험한 기분 좋은 배려 덕분이기도 하다.
김치는 물론 빨간색 음식만 보면 ‘매워 매워’를 연발하는 아들 녀석. 하지만 우리 가족은 토요일 외식 장소로 가끔 한 낙지 전문점에 들른다. 아들 녀석이 어른들도 ‘맵다 매워’를 연발하는 낙지볶음을 즐기는 건 아니지만 아이를 동반하면 낙지대신 먹을 수 있는 맑은 무 장국과 밥 한 공기를 아이들용으로 서비스해준다. 물론 비용은 부과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매콤한 것을 먹고 싶어도 아이 때문에 꺼렸던 우리 부부는 생각지도 못했던 서비스를 경험한 후부터 이 식당 애용자가 됐다.
아이가 보쌈을 먹지 않을 거라는 예상으로 미리 밥을 먹인 후 데려갔었던 보쌈 전문점 역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가 그려진 플라스틱 그릇에 아이용 밥과 콩나물국을 서브해 주며 월남국수 전문점은 별도로 아이 것을 주문하지 않아도 작은 그릇에 아이용 월남 국수를 따로 제공하는데 양이 만만치 않아 단순히 구색 맞추기 용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물론 이들 세 곳은 우리 가족이 애용하는 식당 리스트의 상위권에 올라 있다. 아이들에게 인심이 후해 부모들 사이에 인기인 이들 식당은 주말과 주중 할 것 없이 언제나 북적인다. 아이들을 배려하니 주말 외식용으로 부모들에게 좋은 점수를 얻게 되고, 주중에는 직장인으로 돌아가는 부모들은 기분 좋은 경험을 덕분에 자연스레 발길을 옮기게 되는 것이 아닐까.
흔히들 가족들이 함께 이용하는 식당을 ‘패밀리 레스토랑’이라 부른다. 아이들 입맛에 맞는 ‘키즈 메뉴’를 비롯해 아이들을 위한 간단한 컬러링 북과 크레용 등을 제공하는 ‘미국식 패밀리 레스토랑’은 이미 일반화된 비즈니스다. 한인타운에서 영업하는 식당들도 아이들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진정한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성민정>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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