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요원 신분 누설사건, 연방법정서 중요 증언들 쏟아져
CIA요원 신원누설 사건인 이른바‘리크 게이트’의 배후가 밝혀질 것인가.워싱턴DC 연방지법 법정에서는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해 유일하게 기소된 딕 체니 부통령의 전 비서실장 루이스 리비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연방 비밀요원 신원누설이 아닌 위증과 재판방해 혐의로 기소된 리비는 조셉 윌슨 전 이라크 대사의 부인 밸러리 플레임이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이라는 사실을 언론에 흘린 기억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나 증인들은 그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놓고 있다.
“리비는 하수인·체니가 몸통” 주장 사그라들지 않아
플라이셔 전 대변인·밀러 기자 모두 리비에 불리한 진술
밥 우드워드 “리비가 공개한 내용 아미티지로부터 먼저 들어”
◇사건 개요
리크게이트는 이라크 대리대사를 역임했던 조셉 윌슨이 2003년 6월 뉴욕타임스에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아프리카 나이저에서 농축우라늄을 구입했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그해 1월 국정연설 대목을 반박하는 기고문을 발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윌슨은 2002년 CIA측의 위촉으로 현지실사를 위해 나이저를 방문, 이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으나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침공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2003년 1월 국정연설에서 허위 정보를 그대로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윌슨의 기고문이 나온 직후인 2003년 7월, 보수파 논객 로버트 노박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윌슨의 부인 발레리 플레임이 CIA비밀공작원이라는 폭로기사를 내놓았다. 곧이어 백악관이 윌슨에 보복을 하기 위해 플레임의 신원을 언론에 흘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칼 로브 백악관 비서실차장과 ▲리비 부통령비서실장 ▲리차드 아미티지 국무부차관이 권력핵심으로부터 누설지시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돌았다. 연방법무부는 누설자를 밝히기 위해 그해 패트릭 피츠제럴드 연방검사를 특별검사에 임명, 수사에 착수했다.
◇관련자
루이스 리비: 리크 게이트로 2005년 10월 기소됐다. 그러나 그가 고위층의 ‘하수인’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딕 체니 부통령: 사건 발발 직후부터 리크 게이트의‘몸통’으로 지목됐다.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 2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지 못한 채 리비를 연방수사국과 대배심의 조사과정에서 위증을 행한 혐의로 기소하는데 그쳤다.
애리 플라이셔 전 백악관 대변인: 리비가 “모 기자로부터 윌슨의 부인이 CIA요원이라는 사실을 듣고 놀랐다”고 FBI에 진술했던 것보다 며칠 앞서 그에게서 플레임의 신분을 들었으며 4일 뒤 백악관 정보국장 댄 바틀렛으로부터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29일 증언했다.
주디스 밀러: 뉴욕타임스 기자였던 그녀는 리비와 나눈 대화내용을 공개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거부, 85일간 구류를 살았다. 구금에서 풀려난 후 뉴욕타임스를 떠난 밀러는 노박의 폭로기사가 나오기 전에 리비를 통해 플레임의 신분을 알게 됐다고 30일 주장했다.
밥 우드워드: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파헤친 워싱턴포스트지의 베테랑 기자로 리비가 밀러 등 기자들에게 발레리의 신분을 흘리기 전 이미 리차드 아미티지 국무부차관으로부터 그녀가 비밀공작원이라는 귀띔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기타: 리크게이트에는 이들 외에 캐더린 마틴 부통령 언론보좌관, 팀 러셋 NBC 뉴스 워싱턴지부장, 시사주간지 타임의 매튜 쿠퍼 기자 등이 개입되어 있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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