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에서 비만(obesity)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미국인의 거의 3분의 2가 과체중내지 비만으로 분류되는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지난 10년간 복부비만의 정도가 남녀 모두 증가했다는 것이다.
흔히 비만의 정도를 계산하는 지표로서 체질량 지수(BMI)를 많이 사용하는데 의학적으로 더 의미 있는 것은 허리둘레로 이를 통해 복부비만의 정도를 알 수 있다. 복부비만이란 복부에 지방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축적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복부비만이 의학적으로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으나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결과들이 나오면서 복부비만은 인슐린의 저항성을 증가시켜서 혈당을 높이고 고혈압, 고지혈증을 유발해서 심혈관 질환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복부에 축적된 비만조직은 크게 피하지방(subcutaneous fat) 조직과 내장지방(visceral fat) 조직으로 나뉜다. 피하지방이란 우리가 실제로 만질 수 있는 뱃살인 반면에 내장지방은 복강내의 장간막 등에 분포되어 있으므로 만질 수 없고 CT, MRI와 같은 특수 촬영을 통해서 그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 복부지방 중 내장지방이 과다 축적되면 혈당의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물질을 분비해서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눈에 보이는 피하지방의 과다한 축적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인종별로 보면 흑인들은 피하지방의 비율이 백인보다 높은 반면 우리 한국인과 같은 아시안들은 선천적으로 내장지방의 비율이 백인이나 흑인보다 높다. 다시 말하면 한국인들은 선천적으로 내장지방이 많아서 당뇨나 고혈압 등의 성인병의 노출에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미국에 이민온 후 아시안들이 왜 당뇨병이나 성인병의 빈도가 급증하는지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다.
복부비만의 치료방법은 식사조절과 운동을 통한 생활습관의 변화가 중요하고 약물요법도 병행할 수 있다. 병적으로 비만인 경우는 위의 대부분을 잘라내는 수술적인 방법을 통해서 치료될 수 있다. 이 방법은 상대적으로 젊고 건강한 경우는 합병증이 1%이하로 낮기 때문에 현재 많이 시행되고 있다. 복부지방을 흡입해서 뱃살을 빼는 시술(liposuction)은 미용적인 목적으로 많이 시행되고 있으나 이는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내장지방은 그대로 둔 채 피하지방만 제거하므로 비만으로 인한 당뇨, 심혈관등의 만성병을 예방하는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식사조절과 운동을 통한 체중 조절은 내장지방의 감소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성인병 예방의 효과가 있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이민자들은 선천적으로 성인병에 취약한 상태에서 이민와 고칼로리식이나 육류위주의 음식습관, 걷지 않는 생활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만성 성인병의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저 탄수화물식, 야채, 과일위주의 식생활과 꾸준한 운동으로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영직>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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