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4천년 전까지 이베리아 반도에 남아있던 마지막 네안데르탈인들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해 마침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만든 것은 혹독한 추위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스페인 학자들의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지브롤터 박물관과 스페인 그라나다 대학 연구진은 쿼터너리 사이언스 리뷰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해저 침전물과 꽃가루 분석 결과 당시 이 지역에 급격한 기온저하 현상이 일어났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스페인령 발레아레스해에서 채취한 해저 침전물 분석에서는 당시 이 지역 바닷물 온도가 8℃로 지금 온도 14~20℃에 비해 엄청나게 차가웠고 유입된 강물의 양도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후까지 생존했던 네안데르탈인들이 물 부족과 사냥감 부족 등에 시달렸음을 보여준다.
약35만년 전 화석부터 나타나고 있는 유럽의 네안데르탈인은 한때 남으로는 이스라엘, 동으로는 우즈베키스탄에 이를 정도로 광대한 영역을 지배했다. 이들은 약 4만년 전 현생인류의 등장 이후 대부분 지역에서 사라졌으나 마지막 집단은 약 3만년 전 정점에 달했던 마지막 빙하기에 이베리아 반도에서 수천년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전 여러 차례의 빙하기에 이들은 작은 서식지에 흩어져 지내다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활발히 움직인 것으로 보이지만 마지막 빙하기에 일어난 극심한 변화에는 견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학자들은 지적했다.
이베리아 반도를 휩쓴 마지막 빙하기의 변화가 25만년 만에 최악의 수준이어서 올리브 나무나 떡갈나무 정도는 살아 남았지만 네안데르탈인을 비롯, 파편화된 서식지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겪던 동물들은 결국 멸종한 것 같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지구-태양의 상대적 위치에 따른 `밀란코비치 주기’에 맞춰 론 강을 따라 북쪽으로부터 몰아치는 북극의 바람과 남쪽에서 올라오는 사하라 사막의 바람 때문에 이 지역의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을 것이라고 학자들은 추측했다.
한편 이 연구와 별도로 무르시아 대학 연구진은 이 지역의 카리웰라 동굴 속 4만5천~2만1천년 전 지층에서 네안데르탈인들의 도구가 발견됐다고 지오비오스지에 발표했다.
이들은 연대측정 결과가 초보적이며 지층이 뒤섞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정확한 연대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발굴권 분쟁으로 폐쇄된 이 동굴에서 발굴작업이 재개돼야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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