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과의 덤불어치는 맛있는 먹이가 있을 때 무조건 먹어 치우지 않고 계획을 세워 갈무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영국 학자들이 발표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진은 네이처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 이런 연구 결과는 대영장류와 일부 새들도 사람과 똑같이 계획을 세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두 개의 방으로 나뉜 큰 새 장에 어치들을 두었다가 일정한 시간이 되면 방을 옮겨 주고 그 자리에서 먹지 않으면 없어지는 잘게 부순 잣과 저장할 수 있는 땅콩 및 개 먹이 등 어치가 좋아하는 세 종류의 먹이를 주었다.
1차 실험에선 새들에게 아침밥은 한쪽 방에서만 주는 방식을 유지하다가 나중엔 저녁에도 뜻밖의 먹이를 가끔 주었다.
그러자 새들은 뜻밖의 먹이가 생겼을 때 먹이를 먹지 못하는 방에서는 이를 저장해 두지만 아침밥이 주어지는 방에서는 먹어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번째 실험에서는 새들에게 두 방에서 모두 먹이를 주되 한 방에서는 땅콩만, 다른 방에서는 개 먹이만 주고 어느 쪽이든 감춰놓을 기회를 주었는데 이 때 새들은 땅콩 먹는 방에서는 개 먹이를, 개 먹이를 먹는 방에서는 땅콩을 감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연구 결과는 어치들이 현재의 상태에 관계없이 내일을 위해 자발적인 계획을 세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토론토대학의 동물학자 새러 셰틀워스 교수는 동물의 행동이 이주나 동면 등과 관계없는 자발적인 것이어야 하며 배고픔 등 현재 상태에 구애받지 않는 행동이어야 한다는 두 가지 조건에 모두 확실히 부합하는 최초의 연구라고 논평했다.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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