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을 발행해 놓고 폐업해버리는 업소들 때문에 소비자들이 엉뚱한 피해를 입고 있다. 주로 연말연시 판매된 상품권이 한두달 사이 휴지조각이 되어버렸으니 소비자들로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피해는 단순히 금전적 손실만이 아니다. 상품권은 선물용으로 주고받는 특성 상 피해가 구매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더욱 문제이다. 감사와 사랑의 표시로 선물한 상품권이 결과적으로 상대방에게 불쾌감만 안겨주니 인간관계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
상품권은 신용거래의 상징이다. 업소들이 상품권을 발행하고 소비자들이 이를 구매하는 행위는 그 ‘종이조각’에 현금과 같은 가치를 인정한다는 무언의 약속에 근거한 것이다. 바로 신뢰이고 신용이다. 상품권 발행 업소들이 사라져버리는 사태는 이같은 신뢰를 근본적으로 흔들어 버린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타운상가의 해묵은 악습은 경영난으로 부도가 나고 파산하면 업주가 아예 잠적을 해버리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어디 가서 하소연 할 데도 없게 된다.
문제는 그 파장이 한 업주의 신용 상실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피해를 본 소비자들은 화살을 해당 업소에 국한하지 않고 한인업소 전체로 돌리기 마련이다. “한인업소 상품권은 믿을 수 없다”는 불신풍조가 확산되면서 여파가 전체 한인업소들에 미칠 수 있다. 업주들 스스로 감시와 견제로 타운에 신용거래 풍토를 확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품권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소비자들도 담당할 몫이 있다. 분별 있는 샤핑으로 불량 상품권 남발 위험이 있는 업소들을 걸러내는 일이다. 소비자들이 우선 알아야 할 것은 상품권은 법적 자격요건 없이 누구나 발행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업소의 평판을 참작, 신용있는 업소라고 판단될 때 한해 상품권을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
한인 상권은 한인사회 발전의 원동력이다. 한인 업소들이 번창해야 한인사회도 성장한다. 소비자들은 기왕이면 한인업소를 이용하는 애정이 필요하고, 업소들은 미국 샤핑몰로 향하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최대한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 백화점 대신 타운 업소를 찾게 하려면 소비자들을 끄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 미국 백화점에는 없는 독특한 상품이거나, 보다 싼 가격, 하다못해 동족끼리의 푸근한 인정이라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모두에 앞서 우선 필요한 것은 신용이다. “한인업소라면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어서 빨리 정착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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